안현수, 韓선수 머리 쓰담쓰담…“왜 中코치가?” [영상]

입력 2022-02-09 15:41 수정 2022-02-09 15:55
빅토르 안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술코치가 지난 5일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녀 혼성 계주 결승전 후 메달 세리머니에서 관계자와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술코치인 빅토르 안(안현수)이 우리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 머리를 쓰다듬는 모습이 포착됐다. 올림픽 편파 판정 논란으로 반중 정서가 고조된 네티즌들은 이 영상을 공유하면서 “왜 중국 코치가 한국 선수를 격려하느냐” “선배놀이 하고 싶나”는 등의 불만 섞인 반응을 드러냈다.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의 선수 격려해주는 빅토르 안’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지난 7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준결승이 열리기 전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는 모습이 담긴 뉴스 보도 영상이 담겼다.

영상에서 빅토르 안은 왼쪽 가슴에 중국 국기가 그려진 점퍼에 붉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우리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선수의 목과 머리 쓰다듬고 등을 토닥이며 말을 건넸다. 우리 선수는 가볍게 인사를 건넨 뒤 목례를 하고 자리를 떴다.

쇼트트랙 한국 대표팀 선수를 격려하는 중국 기술코치 빅토르 안. SBS 방송화면 캡처

우리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강원도청), 박장혁(스포츠토토), 이준서(한국체대) 선수는 모두 빅토르 안과 같은 한국체대를 졸업했다. 빅토르 안이 후배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인사를 건넨 것으로 보이는 이 영상에 네티즌들은 “남의 나라 코치가 왜 우리나라 선수한테 선배 대접을 받으려 하느냐”며 발끈했다.

우리 쇼트트랙 선수들이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편파 판정 논란으로 두 명이나 실격 탈락하는 수모를 겪으면서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 뒤처져있던 중국 선수가 우리 선수를 대신해 결승에 진출하자 빅토르 안이 환호하는 모습이 전해지며 분노를 사기도 했다.

중국 국영방송 CCTV은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금메달 소식을 전하며 “중국 쇼트트랙 성과에는 많은 사람의 노력이 있었다. ‘전설의 거성’ 안셴주(안현수)도 이 중 한 명”이라고 보도했다.

빅토르 안은 이후 인스타그램에 “판정 이슈가 안타까운 마음”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그는 “제 선택에 아쉬워하고 실망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무런 잘못도 없는 가족들이 상처받고 고통을 받는다는 게 지금 저에게는 가장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라며 “저를 만나 고생하고 있는 가족들을 향한 무분별한 욕설이나 악플들은 삼가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빅토르 안은 우리 대표팀으로 출전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3관왕을 차지한 뒤 2011년 러시아로 귀화, 러시아 대표로 출전한 2014 소치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그의 가족들은 국내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