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윤석열, 어디 감히 ‘문재인정부 적폐’ 입에 담나”

입력 2022-02-09 15:10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 연합뉴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겨냥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우리 곁을 떠나는 데 일조했던 윤 후보가 어디 감히 ‘문재인정부 적폐’란 말을 입에 담느냐”고 일갈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소통 플랫폼 ‘이재명 플러스’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칼럼을 올렸다.

이 전 대표는 윤 후보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해야죠. 해야죠. (수사가) 돼야죠”라고 답한 대목을 문제 삼았다.

이 전 대표는 “불과 나흘 전 윤 후보가 제주 강정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을 기리며 울컥했다는 기사를 봤다”며 글을 시작했다.

이어 “윤 후보는 야인으로 소박하게 살아가던 노 대통령을 이명박정부가 모해하고 탄압할 때, 노 대통령 가족을 수사한 사람이었기에 이 눈물을 믿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 전 대표는 “그런데 오늘 윤 후보는 문재인정부에 정치보복을 선언했다”며 “문재인정부의 적폐를 청산한다니,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적폐란 오랫동안 기득권을 움켜쥐었던 사람들의 부정부패가 썩고 썩어 켜켜이 쌓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군사독재와 지역주의의 본당인 국민의힘, 오랫동안 자신들만의 수사권, 기소권을 남용한 부패 검찰, 독재와 기득권의 그늘에서 독버섯처럼 성장해온 일부 보수 언론”을 언급하며 “적폐라면 그들이 쌓았지 어찌 5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검찰과 감사원, 보수 언론에 시달리고 K-방역과 G10 국가를 향해 여념 없이 달려온 문재인정부에 적폐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이냐”고 되물었다.

이 전 대표는 “더군다나 문재인정부가 과거 정부의 적폐청산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맡겼고 검찰총장까지 고속 승진을 시켜준 사람이 바로 윤 후보”라며 “만일 문재인정부에 적폐라 할 만한 것이 있다면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은 윤 후보에게 있을 텐데, 어디 감히 문재인정부 적폐란 말을 입에 담는단 말인가”라고 일갈했다.

이어 “정치보복으로 노 대통령을 모해하고 우리 곁을 떠나시는 데 일조했던 윤 후보가, 이제 와서 감히 그분의 이름을 입에 올리며 악어의 눈물을 흘린다”며 “그러면서 문재인정부를 상대로 정치보복을 한다면 도대체 누구에게 무슨 짓을 하겠다는 것이냐. 누구를 상대로 악어의 눈물을 흘리겠다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 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당신에게 사형을 언도했던 전두환을 사면했고 문재인정부는 탄핵당한 박근혜씨까지 사면하며 정치보복의 악순환을 막으려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정치보복을 입에 담아버린 이상, 이번 대선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참담한 일을 막는 대선이 됐다”며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