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림복원 역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한국의 산불 대응 기술과 병해충 방지 기술을 전수받고 싶습니다”
온두라스 국립산림과학대학(UNACIFOR)의 에밀리오 에스베이(Emilio Esbeih) 총장은 한국의 산림복원 역사에 관심이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산림청은 중미·남미 지역에 우리나라의 산림복원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산림분야 협력을 강화한다고 9일 밝혔다.
산림청 대표단은 지난달 중미 북부 3국(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과 남미 국가(페루)를 방문해 기후변화 대응 및 산림복원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중미 북부 3국은 최근 기후변화로 극심한 가뭄과 폭우, 홍수, 산불 등의 재해를 겪고 있다.
산림청은 이들 국가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산림 생태계 회복을 위한 역량을 강화하고, 황폐화 병해충 산불 등의 재해로부터 산림을 보호하는 기술을 전수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업은 내년부터 2025년까지 추진되며 국가별로 약 200만달러씩 총 600만달러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온두라스의 마리오 마르티네즈(Mario Antonio Martinez Padilla) 산림청장은 “온두라스는 국토의 80%가 산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41%로 줄어들며 열대림 파괴 문제가 심각하다”며 “건기에는 산불과 화전을 위한 방화가 발생해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적개발원조 사업을 본격 추진하려는 한국 산림청의 노력과 의지에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페루와는 기후변화 대응 및 아마존 복원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산림청은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개도국의 산림 보전을 위해 진행 중인 ‘레드플러스(REDD+)’ 사업을 페루 산림청 측에 제안했다.
레빈 로하스(Levin Evelin Rojas Meléndez) 페루 산림청장은 “페루는 한국의 성공적인 산림복원 모델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며 “레드플러스 사업, 민간 재조림 투자사업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협력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 해 지원할 것”이라고 답했다.
산림청은 이밖에 한국 정부가 역외 회원국으로 참여 중인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의 단테 모씨(Dante Mossi) 총재와 면담을 갖고 신탁기금을 산림협력사업에 활용하자고 협의했다.
또 페루·온두라스측에 5월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제15차 세계산림총회’ 참석 및 발제를 요청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한국은 헐벗은 국토를 재건하고 산림복원에 성공한 나라”라며 “개도국 산림복원의 롤모델이 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5월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추진됐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성명을 통해 중·남미 국가와의 녹색 협력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