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계속되면 위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65세 미만 남성과 과음, 흡연, 운동부족 등 생활습관이 나쁜 경우 위암 발생에 비만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위암을 예방하려면 지속적으로 비만 관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임주현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신철민 교수, 숭실대 한경도 교수 공동연구팀은 지속적 비만이 위암의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2008~2012년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수검자 중 위암 진단 이력이 없는 성인 약 275만명을 대상으로 비만도와 위암 발생 여부를 평균 6.78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실제 총 1만3441명에서 위암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비만 기준인 체질량지수(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BMI 25㎏/m 이상)와 허리둘레(남자 90㎝, 여자 85㎝ 이상)로 비만을 정의하고 5년 동안 계속 비만인 그룹, 한 번이라도 비만이 있었던 그룹, 한 번도 비만인 적 없는 3개 그룹으로 나누어 발병 위험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한 번이라도 비만이 있었던 그룹은 한 번도 비만인 적 없는 그룹에 비해 위암 발병 위험이 11.3% 증가했고, 계속 비만이었던 그룹은 19.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65세 미만 남성에게서 뚜렷했다. 또 과다한 음주, 흡연, 운동 부족 등 생활습관이 불량한 경우 비만의 영향이 더 컸다.
비만이 위암을 일으키는 기전은 여타 비만 관련 암에서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비정상적으로 지방이 쌓이면 고인슐린혈증, 아디포사이토카인(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면역 물질) 불균형 등에 의해 손상된 DNA 복구, 세포 증식 및 악성 형질전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통해 만성적인 염증 상태를 일으켜 암 발병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위암 발병률이 세계적으로 높은 한국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이용해 비만의 지속성과 위암의 관련성에 보다 정확하게 접근한 것으로, 국내 위암 발병률을 낮추기 위한 적절한 예방 가이드라인의 근거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임주현 교수는 9일 “비만이 지속 기간과 비례해 위암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위암 예방을 위해서는 적절하고 지속적인 비만 관리가 필요하며 동시에 올바른 생활습관의 병행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암 연구 및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