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간 ‘초박빙 판세’가 이어지면서 민주당 안팎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안 후보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겪고 있는데, 몸값은 오히려 상한가를 경신하는 모양새다.
특히 안 후보에 대한 민주당의 구애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윤 후보와 안 후보 간의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정권교체론’이 불붙으면서 막판 대선 구도가 불리하게 요동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민주당 내부에서 높다.
이 후보의 최측근 인사는 9일 “안 후보가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주더라도 무조건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민주당은 안 후보가 원하는 것을 다 줄 수 있지만, 국민의힘은 사실상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면서 “설령 윤 후보가 대통령이 돼서 안 후보를 국무총리에 임명한다고 해도 (민주당의 반대로)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될 텐데, 안 후보가 그 제안을 받아들일 리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172석인 민주당의 의석수를 감안하면 민주당과의 협력이 대선 후 안 후보의 정치 행보에 훨씬 유리하다는 의미다.
한 여당 중진 의원도 “안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이 싫어서 떠난 것이지, 이 후보나 민주당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면서 “안 후보가 들어오면 안 후보의 입을 통해 자연스럽게 ‘문재인 차별화’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도 최근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며 더 적극적으로 여지를 열어놨다.
이어 “(안 후보와) 같은 점이 꽤 많다. 양당 독점체제가 진짜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점이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가 그동안 주장하던 통합정부 구상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을 맡고있는 안민석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안 후보와의) 단일화와 관련해 이 자리에서 밝힐 수 없는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고, 지난 한 달 동안 일이 진행돼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추가적인 질문에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서로 신뢰의 문제이기에 이야기해서도 안 되고, 설사 아는 게 있다 해도 밝힐 수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당내에서는 아직 안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한 중진 의원은 “안 후보와의 단일화가 실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단일화 이슈를 우리 쪽으로 돌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권은 투표 직전까지 단일화로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텐데 우리가 넋 놓고 쳐다보고 있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도 안 후보와의 단일화 카드를 붙들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공개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로 신뢰하고 정권 교체라는 방향이 맞으면 단 10분 안에도, 커피 한잔 마시면서도 끝낼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단일화 추진 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서 하는 협상은 안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밑에서 미주알고주알 따지는 그런 지난한 협상이라면 나는 처음부터 할 생각이 없다. 내 체질에도 안 맞고”라며 “(단일화는) 느닷없이 하는 것이다. 이걸 오픈해서 사람들 보는 앞에서 진행이 되겠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도 단일화 방법론이나 현상 시한 등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최승욱 이상헌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