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후보 담판 통한 단일화는 ‘안철수 항복’ 요구하는 것”

입력 2022-02-09 11:10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가 지난달 14일 국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는 9일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 “4·7 서울시장 선거 때처럼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인 목사는 “후보 간 담판을 통해 단일화를 하자는 것은 사실상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항복하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인 목사는 지난달 안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인 목사는 이날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대통령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되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야권 대선 후보도 국민이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 후보 간 담판이 아닌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인 목사는 “다자 대결에서는 윤 후보 지지율이 안 후보다 높지만 야권 단일 후보 경쟁력에서는 안 후보가 윤 후보를 앞선다”며 “두 사람 모두 ‘내가 나가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밀고 당길 필요도 없다”며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의한 내용을 그대로 가져오면 된다”고 말했다.

인 목사는 “(윤 후보 측이) 여론조사 방식을 통한 단일화는 하지 않겠다는 것은 사실상 결과를 정해 놓고 단일화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그게 무슨 단일화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사실상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항복 선언을 하라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인 목사는 단일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서는 것처럼 나와도 여당 프리미엄이 있고 ‘샤이 이재명’ 표가 있을 것”이라면서 “윤 후보가 다자 대결에서 15~20% 포인트 차이로 이 후보에 앞서지 않으면 정권교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권교체를 이룬다고 해도 큰 격차로 하지 못하면 향후 국정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 목사는 10일 국회에서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 목사는 “서명운동을 하고 있는데, 내일쯤이면 1만명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