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는 9일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 “4·7 서울시장 선거 때처럼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인 목사는 “후보 간 담판을 통해 단일화를 하자는 것은 사실상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항복하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인 목사는 지난달 안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인 목사는 이날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대통령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되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야권 대선 후보도 국민이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 후보 간 담판이 아닌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인 목사는 “다자 대결에서는 윤 후보 지지율이 안 후보다 높지만 야권 단일 후보 경쟁력에서는 안 후보가 윤 후보를 앞선다”며 “두 사람 모두 ‘내가 나가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밀고 당길 필요도 없다”며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의한 내용을 그대로 가져오면 된다”고 말했다.
인 목사는 “(윤 후보 측이) 여론조사 방식을 통한 단일화는 하지 않겠다는 것은 사실상 결과를 정해 놓고 단일화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그게 무슨 단일화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사실상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항복 선언을 하라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인 목사는 단일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서는 것처럼 나와도 여당 프리미엄이 있고 ‘샤이 이재명’ 표가 있을 것”이라면서 “윤 후보가 다자 대결에서 15~20% 포인트 차이로 이 후보에 앞서지 않으면 정권교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권교체를 이룬다고 해도 큰 격차로 하지 못하면 향후 국정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 목사는 10일 국회에서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 목사는 “서명운동을 하고 있는데, 내일쯤이면 1만명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