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김혜경 논란’에 “진솔하게 인정하고 사과해야”

입력 2022-02-09 10:48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9일 이재명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씨의 ‘사적 심부름 논란’과 관련해 “진솔하게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과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선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김씨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어느 것이든 진솔하게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김씨의 직접 사과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인 방법은 제 업무는 아닌 것 같다”며 “아까 말씀드린 대로 진솔과 겸허라고 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지 새겨두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기대에 못 미치는 호남 지지율에 대해선 “호남인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좀 더 가깝게 접근하고 호소드려야 한다”며 “한두 가지 이벤트로 마음을 얻고자 하는 생각은 허망한 것이고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일부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이 이 후보에게 반감을 표출하고 있는 데 대해선 “앞으로 많은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충정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과 관련해선 “기본적으로 정치인들의 진퇴는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며 “3자가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이 결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선대위 개편 방침에 대해선 “아마도 하드웨어 쪽은 변화할 시간이 촉박할 것이고 소프트웨어라면 변화가 좀 더 쉽지 않겠나”라며 “소프트웨어라는 건 선대위 내부 공기나 문화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낙연(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9일 이재명 대선 후보와 함께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위원장은 앞서 선대위 회의에서 취임 일성으로 “민주당이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드린 일이 적지 않다”며 사과했다.

이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대통령선거를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게 됐다”며 “그러나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역량과 정성을 모아 국민의 지지를 호소드린다”며 “그래서 3월 9일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 이유에 대해선 “무엇보다도 민주당이 국정을 더 맡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좋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을 향해선 겸손한 태도를 주문했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많다”며 “저희는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잘못됐는지 안다”고 말했다.

이어 “부족한 것은 채우고 잘못은 고치겠다. 국민과 국가에 필요한 일을 더 잘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드린 일도 적지 않다”며 “억지스럽게 변명하지 않겠다. 진솔하게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죄드리겠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에 대한 사과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국민께 걱정을 드린 잘못들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경계하고 꼼꼼하게 준비하겠다. 그 잘못들이 오히려 약이 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모든 구성원을 향해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할 언동이 나오지 않도록 극도로 자제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에 기회를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며 발언을 마쳤다.

이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이 후보의 이름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민주당을 주어로 지지를 호소했다.

이는 이 후보에게 반감을 품은 호남 및 친문계 일부 지지층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선대위’는 호남 출신인 이 위원장이 선거 막판 이들의 마음을 돌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후보는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주신 이 위원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큰 기대와 함께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