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9일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협의를 통한 단일화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통 큰 담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에 대해 어렵다는 관측을 내놓은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그건(협의를 통한 단일화) 항복하라는 얘기인데, (안 후보) 체면이 있으니까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의원장은 이어 ‘결국 단일화는 여론조사 방식으로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그것밖에 없지 않겠는가”라고 답했다.
‘윤석열 선대본부’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여론조사 방식을 통한 단일화는 하지 않기로 결론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대일’ 여론조사 방식으로 단일화가 실시될 경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층이 안 후보를 꼽는 ‘역선택’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핵심 관계자는 국민일보에 “안 후보와의 ‘아름다운 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단일화 방식에 있어 여론조사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을 박았다.
김 전 위원장은 또 윤 후보와의 거리두기를 이어갔다. 그는 김근식 전 국민의힘 선대위 정세분석실장의 출판기념회 참석과 관련해 “나는 가지 않는다”며 “나는 이제 여의도는 안 간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하우스’에서 열리는 김 전 실장 저서 ‘대북정책 바로잡기’ 출판기념회에 윤 후보가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달 5일 선대위 해체 후 35일 만에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선대위 해체 후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은 특별한 만남이 없었고, 윤 후보가 지난달 31일 설날 인사차 전화만 했다.
김 전 실장은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일 때 비전전략실장으로 임명돼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관련 전략을 수립하는 등 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와의 만남을 피하기 위해 이날 출판기념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이 대선이 끝날 때까지 윤 후보와 거리두기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또 이 후보와 안 후보와의 만남에 대한 확대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사람을 찾아오면 만나야지 어떻게 하겠는가”라며 “만나는 게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6일 이 후보와 회동을 했고, 안 후보와도 지난달 만남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