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쇼트트랙 사태, 핵심 이유는 삼성의 지원 중단”

입력 2022-02-09 09:32 수정 2022-02-09 11:04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안민석 의원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편파 판정이 발생한 핵심적인 이유는 ‘삼성의 지원 중단으로 발생한 스포츠 외교 공백’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불공정에 대해 분노하지만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안 의원은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철저하게 상업화되고 정치화된 집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한국은 아직도 스포츠 외교 시스템이 없고 전문가 육성도 없다”며 “그 공백을 삼성이 메워줬었는데 삼성이 사라진 지금 불공정 편파 판정은 이미 예견돼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삼성이 우리 선수들이 국제적 수준에 올라올 수 있도록 역할을 한 건데 국정농단 이후 스포츠에서 손을 뗐다”며 “이건희 회장 사위인 김재열 회장은 2016년도에 빙상연맹 회장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삼성은 대한빙상연맹을 지난 1997년부터 후원했지만 2018년 후원을 중단했다.

안 의원은 “삼성이 손을 떼면서 한국의 IOC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대한 영향력이 떨어지게 된 것”이라며 “연맹의 지원이 부족하니까 선수들의 경기력도 저하됐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김선태 감독 같은 유능한 지도자들도 국내에서 비전이 없으니 해외로 빠져나가게 된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본질적인 이유를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현재 빙상경기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BBQ그룹 회장은 빙상에 대해서는 문외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스포츠외교라는 것은 안면 장사다. 나가보면 서로들 간에 브러더, 시스터 하면서 웃기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의 지원 중단 이후 한국이 국제스포츠외교에서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지난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에서 황대헌이 중국 선수들을 인코스로 추월하고 있다. 황대헌의 이 상황을 심판은 반칙으로 판정해 실격 처리했다. 연합뉴스

지난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불거졌던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논란과 관련해 대한체육회와 함께 빙상연맹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문체부는 당시 빙상연맹에 대해 관리단체 지정을 권고했고 집행부에 반대하는 빙상인들은 삼성의 후원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삼성생명 사장 출신 김상항 회장이 취임 2년 만에 물러나면서 삼성의 후원도 자연스럽게 중단됐다.

안 의원은 또 중국이 올림픽을 치르는 이유에 대해 “중화주의를 내세우고 자신들이 세계 1등 강국임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100년 전에 독일 나치 정권은 게르만민족의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해 올림픽(1936년 베를린)을 유치했었고, 우리도 전두환 정권 체제 유지에 1988년 서울올림픽이 악용됐었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국력 과시는) 메달 개수로 나타난다”며 “중국이 편파 판정을 통해 다른 나라 선수들을 실격시키고 자국 선수들 봐주기로 금메달을 따게 하는 것은 이미 예정돼 있었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