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강탈’ 런쯔웨이, 평창 때 “한국 넘어진 것 가장 기억” 조롱

입력 2022-02-09 06:52 수정 2022-02-09 10:44
지난 7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중국의 런쯔웨이가 헝가리의 사올린 샨도르 류를 밀치고 있다. 사올린 샨도르 류는 1위로 결승점에 들어섰지만 반칙 2개로 실격 당했고, 금메달은 2위로 들어온 런쯔웨이에게 돌아갔다. 베이징=권현구 기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중국 대표 런쯔웨이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그는 2018 평창올림픽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냐’는 질문에 “한국팀이 넘어졌을 때”라며 조롱한 바 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편파 판정’ 논란에 휩싸인 그는 “이게 바로 쇼트트랙 경기이고, 이번 판정은 그나마 괜찮은 판정이었다”고 말했다.

8일 북경일보에 따르면 런쯔웨이는 전날 결승전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결승 경기 판정 논란에 대해 “내 생각에 경기란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나와 사올린 샨도르 류(헝가리)는 누가 우승자인지도 모를 정도로 끝까지 싸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심판이 아니고, 쇼트트랙 선수”라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결승 경기가 열렸다. 비디오 판독 끝에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 런쯔웨이가 환호하고 있다. 베이징=권현구 기자

런쯔웨이는 지난 7일 중국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심판진은 1위로 통과한 사올린에게 페널티 2개를 부과해 옐로카드를 줬다.

런쯔웨이는 앞선 평창대회 당시 망언으로도 한국에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는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 관련 인터뷰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다.

당시 경기는 금메달 헝가리, 은메달 중국, 동메달 캐나다 순이었다. 한국 대표팀은 4위에 그쳤다. 지금은 중국으로 귀화한 임효준 선수가 안타깝게 넘어진 탓이었다.

런쯔웨이(노란색 원)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방송에 출연해 "한국팀이 넘어졌을 때"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유튜브 캡처

런쯔웨이는 이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 “한국 대표팀이 넘어졌을 때”라고 답변했다. 이때 함께 나온 대표팀 선수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진행자가 “선수 입장에선 헝가리가 순식간에 (중국을) 앞질렀을 때라고 해야 하지 않겠나” “한국이 넘어졌을 때라고 하면 안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런쯔웨이는 “모든 경기를 통틀어 생각해도 역시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거듭 발언했다. 그는 “나 속 보이는건가”라며 반문하기도 했다.

런쯔웨이가 지난 7일 인터뷰에서 '(결승)판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는 질문에 "저는 심판이 아니기 때문에 자세한 상황은 모르겠지만"이라고 말하고 있다. 유튜브 '엠빅뉴스' 캡처

런쯔웨이는 지난 7일 경기 후 MBC와의 인터뷰에서는 “4년간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이라 생각한다”며 금메달을 차지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결승 판정을 어떻게 봤느냐’는 질문에는 “자세한 부분은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계속 치열하게 달렸고 위치를 선점하려고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저는 심판이 아니라 자세한 상황은 모르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사올린 선수와 함께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김선태 총감독과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 기술코치에게 어떤 도움을 받았나’라는 질문에는 “기술이나 전략에 세심한 도움을 받았다. 활주 등 부족한 부분을 세분화하고 포괄적으로 보완했고, 제 강점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했다”고 대답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