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위’ 호건 주지사 대선 나오나…연방 상원 불출마 선언

입력 2022-02-09 06:31

‘한국 사위’로 불리는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연방 상원의원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선 출마를 위한 밑거름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호건 주지사는 8일(현지시간) “내년 1월로 종료하는 주지사 임기를 마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내년 1월에 (주지사직 임기를) 그만둘 것”이라며 “많은 분이 내가 상원에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하지만 난 상원의원이 되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호건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으로 지역에서 매우 높은 지지율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릭 스콧 공화당 상원 전국위원회 의장 등 당 지도부는 호건 주지사에게 메릴랜드주 연방 상원의원 도전을 권유해 왔다. 현재 메릴랜드주 연방 상원의원 2석은 모두 민주당 인사가 차지하고 있는데, 그가 올해 중간선거에 나온다면 이를 빼앗아 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불출마 선언은) 워싱턴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는 공화당 희망을 불식시켰다”고 분석했다. AP통신도 “메릴랜드주 공화당 상원의원 경선에서 호건 주지사 이외의 다른 경쟁자는 없다”며 “그의 불출마 결정은 올가을 상원 다수당을 확보하기 위한 공화당의 싸움에 차질을 빚게 만든다”고 보도했다.

호건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한 번도 투표하지 않았다고 밝힐 정도로 대척점에 서 있는 인사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코로나19 대응이나 이민정책 등을 놓고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드러내 온건 성향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무소속이나 중도층 지지율을 흡수할 수 있어 미 언론은 그를 대선 잠룡으로 꼽아왔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호건 주지사가 상원 출마의 문을 닫는 동시에 대선 도전이라는 또 다른 발걸음을 내딛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상원 불출마 선언으로 2024년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WP는 “호건 주지사는 지난 3년간 전국적인 지명도를 구축했다. 대선 출마에 무게를 두고 정치활동위원회를 구성했고, 회고록도 썼다”고 설명했다.

호건 주지사는 이날 회견에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내가 (정치적)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내년 1월 임기가 끝난 후 정치적 미래를 평가할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