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헤어진 60대 자매가 경찰의 도움으로 56년 만에 재회했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지난 4일 오후 8시 56년 만에 찾은 자매 상봉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 7월 30일 부산에 사는 정숙(가명·61)씨는 5살 때 헤어진 언니를 찾고 싶다며 부산진경찰서 실종수사팀에 본인의 유전자를 등록했다.
정숙씨 자매는 당시 부모의 이혼으로 울산 친척집에 맡겨졌다. 이후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서로 다른 친척집을 전전하다가 연락이 끊어졌다.
정숙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실종수사팀은 전국의 실종신고 사례를 찾던 중 정숙씨의 신고 내용과 비슷한 내용을 발견했다. 어렸을 적 잃어버린 동생 ‘연경’을 찾는다는 신고가 접수돼 있던 것이다.
‘연경’은 정숙씨의 어렸을 적 이름으로 신고자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65세 연숙(가명)씨였다. 실종수사팀은 정확한 판단을 위해 언니 연숙씨에게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자매에게는 유전자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한 달의 시간이 너무나 길게만 느껴졌다.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실종수사팀은 온라인에서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4일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에서 만난 두 사람은 56년 전 기억을 되짚어보며 서로를 확인했다. 두 사람은 당시 함께 나눴던 얘기들, 마지막까지 함께했던 장소, 남동생과 사촌오빠 이야기를 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언니 연숙씨는 “생각보다 기억을 많이 하고 있네요. 제 동생이 확실합니다”고 말했다. 정숙씨는 “언니를 만나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경찰은 “언니 연숙씨의 유전자 결과가 이달 말쯤 나올 예정”이라며 “그때 정식으로 재회 시간을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미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