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8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에 대해 8일 “우리 선수들의 분노와 좌절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도 “선수들의 금메달을 도둑맞았다”며 중국을 비판했다.
베이징올림픽 편파 판정 논란으로 국민들의 반중 정서가 고조되면서 보수 야권 대선 후보들이 ‘반사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야권 후보들이 표심을 의식해 반중 정서를 과도하게 자극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과학기술 정책 토론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남자 1000m 쇼트트랙 준결승에서 편파 판정으로 탈락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윤 후보는 “이번 올림픽 상황을 보고 우리 아이들이 공정이라는 문제에 대해서 크게 실망하지 않았을까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윤 후보는 핵심 가치로 전면에 내세운 ‘공정’을 베이징올림픽과 연계시킨 것이다.
윤 후보는 반중 정서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으로서 특정 국가에 대한 반대 감정을 언급할 수는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다만 “국민들이 그런 마음을 가지고 계시는 것은 한·중 관계가 상호 존중에 입각해 상대의 국익을 존중해가면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정부의 대중 정책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윤 후보는 그동안 2030세대의 반중 정서를 의식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 해결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 후보도 가세했다. 안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중국은 더티(dirty) 판정을 즉각 취소하고 대한민국의 금메달을 돌려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후보는 이어 “수년간 뼈를 깎는듯한 고통을 감내하며 오로지 이 날만을 기다려 온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중국의 더티판정으로 무너져 내렸다”면서 “쇼트트랙 편파 판정으로 우리 선수들의 금메달을 도둑맞았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중국이 세계인을 초청해 놓고 자기들 이익만을 편파적으로 추구한다면, 이번 동계올림픽은 중국만의 초라한 집안 잔치로 끝나고 말 것”이라며 “중국은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 스포츠인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후보들이 적절한 수위에서 의견 표명을 할 수는 있다”면서도 “외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극단적인 언급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승은 손재호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