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곳곳 마스크 의무화 폐지 움직임…‘포스트 팬데믹’ 전환 검토

입력 2022-02-08 16:52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 시위자가 코로나19 마스크 착용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진정 국면을 맞으면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폐지하는 주가 늘고 있다. 미 정부는 ‘포스트 팬데믹’으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뉴저지, 델라웨어, 코네티컷 등 민주당이 장악한 주의 주지사들이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고 있고, 일상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정치적 압력이 높아지면서 주 전역의 학교 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델라웨어주와 뉴저지주에선 학교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각각 다음 달 31일, 7일 종료된다. 존 카니 델라웨어 주지사는 이날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과 입원이 급증한 몇 주 전보다 훨씬 나은 상황”이라며 “우리는 우리 자신과 서로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도구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아이들을 위한 ‘정상’으로의 큰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코네티컷 주지사와 오리건주 보건당국도 이날 주 전역에 걸친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펜실베이니아주와 메릴랜드주도 주 전역에 적용됐던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바 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강력하게 지지했던 민주당 주지사들이 이를 거둬들인 건 코로나19 상황이 점차 안정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의 1주일간 일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13일 82만명을 기록했지만 이후 급격히 진정돼 이날 25만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마스크 의무 폐지를 결정한 뉴저지주의 1주일간 일평균 확진자는 7일 기준 2900명으로 한 달 전에 비해 10% 이하로 급감했다.

CNN은 이날 백악관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포스트 팬데믹’의 삶으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코로나19 비상사태에서 벗어나 일상 회복 단계로 전환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브리핑에서 “현재로선 우리의 초점은 오미크론 변이와 싸우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일상으로 전환이 이뤄질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도 “언제 이뤄질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조지스 벤저민 미국공중보건학회(APHA) 사무국장은 “이 질병에 대해 앞으로 흘러갈 가능성 있는 몇 가지 미래를 그려본 뒤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라 전환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