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불참’ 최고인민회의 개최…베이징올림픽 의식한 듯

입력 2022-02-08 16:41
북한이 지난 6~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6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조선중앙TV가 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6차 회의가 6~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밝혔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라토리엄(유예) 해제 검토를 시사해 이번에 어떤 후속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됐으나, 김 위원장은 이번 회의에 불참했고 대외 메시지도 없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축원한 상황에서 자극적인 대외 메시지를 통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언행을 자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에 침묵하면서 김정일 생일 80주년(2월 16일)이나 김일성 생일 110주년(4월 15일) 계기로 열리는 열병식에서 대외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다만 북한의 열병식 준비 동향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올해 예산을 편성했다. 지출을 전년 대비 1.1% 늘리고, 경제건설 관련 투자를 2% 증액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경제건설 부문 예산을 매년 4.9~6.2%씩 늘렸던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북한의 올해 국방 예산은 전체 예산의 15.9%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보건 분야에 포함됐던 코로나19 대응 예산이 올해 별도 항목으로 분리 신설돼 지난해보다 33.3%나 증액됐다. 중국과의 열차 교역을 일부 재개하는 등 방역정책 변화에 필요한 예산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백신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말하는 ‘선진적 방역체계’는 중국식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김일성 생일 이후 백신 접종과 확진자 발생 지역 봉쇄와 같은 중국식 방역정책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중 교역과 관련된 인력들은 대부분 백신을 맞았다는 소식도 들려온다”며 “중국과 물밑에서 백신 도입 논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