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최악”…미·일·대만·캐나다도 中 ‘편파 판정’ 비판

입력 2022-02-08 14:29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사흘째인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에서 중국 선수들을 인코스로 추월하고 있다. 황대헌의 이 상황을 심판은 반칙으로 인정해 실격 처리했다. 연합뉴스.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전은 혼돈의 레이스였다.”

지난 7일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과 결승전에서 벌어진 개최국 중국의 경기 운영과 편파 판정을 지적하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 베이징 서우두 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1000m 경기에서 황대헌(23)과 이준서(22)는 각각 조 1위와 2위를 기록하며 결승에 올랐으나 모두 레인 변경 반칙 판정을 받았다. 한국 선수 2명이 실격을 당하면서 중국 선수 런쯔웨이와 리원룽이 나란히 결승 출전권을 얻었다.

이에 대해 대만 매체 자유시보는 “세계기록 보유자인 한국의 황대헌이 준결승에서 조 1위를 차지했지만, 반칙으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오히려 중국 선수 2명이 출전했다”면서 “중국은 며칠 전 쇼트트랙 2000m 혼성계주에서 획득한 첫 금메달도 논란이 많다. 이건 주최국의 우세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8일 보도했다.

남자 1000m 결승전에서도 석연찮은 판정이 이어졌다. 1위로 통과한 건 헝가리의 류 사오린 산도르였으나 심판은 그에게 페널티 2개를 주며 옐로카드를 줬다. 결국 2위와 3위로 결승선에 들어온 중국의 런쯔웨이와 리원룽이 금·은메달을 차지했다.

도쿄스포츠, 교도통신 등 일본 매체는 중국에 유리한 ‘의혹의 판정’이라고 보도했다. 도쿄스포츠는 “중국 선수의 명백한 반칙 행위가 있었지만, 오히려 심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교도통신은 “준결승에서도 한국 선수가 실격되면서 중국 선수가 결승에 올라 이상한 분위기가 됐다. 그런데 결승에서 헝가리 선수도 실격됐다”고 꼬집었다.

헝가리에서도 현지 매체들이 “심판이 이해하기 어려운 이상한 판정을 내렸다”고 분노했다.

AP통신도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결승전”이라며 “런쯔웨이가 류 사오린을 잡았는데, 심판진은 오히려 류 사오린에게 페널티를 줬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골프다이제스트는 1000m 결승전과 관련해 “쇼트트랙 규칙을 다 안다고 아는 척하지는 않겠지만, 기본적으로 다른 스케이터를 고의로 방해하거나, 붙잡거나, 잡아당기거나, 트랙을 벗어나서 앞을 가로막을 수는 없다”며 “지난밤 사건은 정말로 최악이다”고 말했다. 또 “공산주의 국가들은 소련, 동독, 중국에 이르기까지 올림픽에서 오랜 부정행위 역사를 갖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캐나다 야후 스포츠는 “페널티 도움을 받은 중국의 두 번째 쇼트트랙 금메달이 혼돈과 더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며 “쇼트트랙이 이번 대회 논란의 온상이 됐다”고 평했다.

박채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