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민간병원 최초로 감염병 전문 독립 병동이 문을 열었다. 응급실과 외래, CT검사실, 병동, 수술실, 중환자실이 모두 한 건물에 있고 음압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감염 확산 위험을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호흡기 감염질환, 해외 유입 감염병에 상시 대응할 수 있는 선제적 감염관리 모델이란 평가다.
아산사회복지재단 서울아산병원은 8일 감염병 전문 독립 건물인 ‘감염관리센터(Center for Infection Control, CIC)’를 개소하고 오는 10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연면적 2만2070㎡(6676평)에 지하 3층, 지상 4층으로 건립된 CIC는 1층에 감염병 응급실, 2층에 음압격리병동과 외래, 3층에 음압격리중환자실과 음압 수술실 및 CT촬영실 등이 배치됐다.
모든 시설에는 내부 공기가 밖으로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음압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감염병 및 의심 환자는 응급실과 외래 단계부터 분리되고 검사, 입원, 수술 등 진료 전 과정에서 감염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감염관리센터장인 김성한 감염내과 교수는 “특히 감염병 위기 대응 상황에 따라 1, 2, 3단계로 나누어 고위험 병원체를 볼 수 있도록 설계돼 탄력적인 병상 운영이 가능하며 전문인력을 상시 운영하면서 감염병 대응 능력을 유지하게 된다”면서 “즉 음압격리병동에 코로나19 환자가 입원 치료 중이라 해도 같은 층에 다른 환자들과 동선이 완벽 분리되기 때문에 모든 환자들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감염관리센터가 본격 가동되면 우선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환자의 급증 상황에 대응해 중증환자 치료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부족한 중증 병상 마련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 결핵, 홍역, 수두, 독감 같은 호흡기 감염병과 메르스, 지카바이러스 등 해외 유입 고위험 감염병 환자 전담 치료 시설로 이용된다”면서 “팬데믹급 감염병이 대규모로 유행하지 않는 시기에도 효율적으로 감염병 환자의 진료가 가능하도록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은 “우리나라 민간병원 중 처음으로 감염병 전문 건물을 설립한 것은 국내 의료계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