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권시장에서 크루즈·항공주가 일제히 상승의 시동을 걸었다. 호주 국경이 2년 만에 개방되고 이탈리아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돼 여행 경기 상승에 대한 기대를 높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홈트레이닝 운동기구 제조 기업 펠로턴 인터랙티브는 아마존·나이키의 인수합병(M&A) 추진 가능성에 20% 이상 급등했다.
1. 카니발 [CCL]
미국 크루즈 기업 카니발은 8일(한국시간) 마감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 거래일 종가보다 7.82%(1.56달러) 급등한 21.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동종업체인 노르웨지언 크루즈라인은 21.95달러로 8.4%(1.7달러)나 상승했다.
호주 정부는 지난 7일 코로나19 대유행에서 2년 가까이 불허했던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오는 21일부터 허용한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같은 날 국가안보회의를 마친 뒤 “코로나19 백신을 2회 이상 접종한 외국인의 입국을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는 방역 지침을 대폭 완화했다. 안드레아 코스타 이탈리아 보건부 차관은 ANSA통신과 인터뷰에서 “오는 10일 만료되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대한 행정명령을 연장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유지된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또 백신 3차 접종을 완료한 경우 식당이나 문화 시설 출입에 필요한 증명서(그린패스)의 유효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무제한으로 변경했다.
세계 곳곳에서 전해진 ‘위드 코로나’ 정책은 뉴욕증시에서 여행주의 강세를 일으켰다. 항공주도 대부분 올랐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스는 5.05%(0.83달러) 뛴 17.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숙박 예약·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와 익스피디아그룹도 1%대로 상승했다.
2. 펠로턴 인터랙티브 [PTON]
펠로턴 인터랙티브는 이날 나스닥에서 전 거래일 종가보다 20.93%(5.15달러)나 급등한 29.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프리마켓에서 한때 31달러를 뚫고 올라갔다.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M&A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팰로턴 주가를 끌어올렸다.
팰로턴의 M&A를 놓고서는 월스트리트의 의견이 엇갈린다. 미국 뉴스채널 CNBC는 “작은 기업 규모, 불안정한 수요를 고려하면 거대 기업에서 팰로턴에 매길 가치는 회의적”이라는 캐나다 투자은행 BOM캐피털마켓츠의 분석을 인용했다.
팰로턴은 코로나19 대유행에서 홈트레이닝 수요 증가로 지난해 1월 최고점인 171.09달러에 도달한 뒤 꾸준하게 하락했다. 이날 상승한 주가도 고점과 비교하면 82%나 빠진 금액이다.
3. 메타 플랫폼스 [FB]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미국 SNS 기업 메타 플랫폼스는 나스닥에서 5.14%(12.18달러) 하락한 224.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메타는 지난 3일 애프터마켓에서 월스트리트 전망치에 미치지 못한 지난해 4분기 실적, 암울한 올해 1분기 성장 전망을 발표한 뒤 급락세를 반전하지 못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유럽 서비스 중단 가능성도 제기됐다. CNBC는 지난 7일 “메타가 유럽에서 이용자 데이터를 가져오지 못하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폐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사법재판소는 2020년 7월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이용자 데이터 이동 기준이 개인정보를 보호하지 못한다고 결정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