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반칙왕’ 판커신(29)이 경기 도중 블록(퍽)을 손으로 밀어 상대 선수를 넘어뜨리는 황당한 장면이 포착됐다.
황대헌(강원도청) 이준서(한국체대) 등 한국 선수들에겐 이해하지 못할 페널티 판정을 내렸던 심판진은 판커신에겐 아무런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판커신은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준준결승 1조에 출전했다. 그는 결승선을 앞둔 마지막 곡선주로에서 2위 앨리슨 샤를(캐나다)과 3위 플로렌스 브루넬(캐나다)을 제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며 그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판커신은 이때 왼손으로 주로의 경계를 나타내는 검은색 블록을 ‘툭’ 밀었다. 고의성을 입증하기는 어렵지만, 공교롭게도 블록은 2위를 달리던 샤를의 스케이트 날쪽으로 향했고, 중심을 잃은 샤를은 그대로 넘어졌다. 이 여파로 판커신도 함께 넘어졌다.
경기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판커신이 블록을 밀어 샤를의 스케이트화를 맞히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국내 팬들의 공분을 샀다.
심판 역시 경기가 끝난 뒤 비디오 판독을 통해 선수들이 넘어지는 상황을 유심히 지켜봤다. 그런데 심판은 브루넬에게 레인 변경 반칙을 선언해 페널티를 줬고, 샤를에게 어드밴스를 부여해 준결승 진출 자격을 줬다. 판커신에겐 아무런 반칙도 주지 않았다.
판커신은 이 결과로 준결승 진출 희망의 불씨를 갖게 됐다. 여자 500m 준준결승은 각 조 1, 2위 선수가 준결승에 진출하고 각 조 3위 중 기록상 1, 2위 선수도 준결승에 나간다. 그러나 판커신은 각 조 3위 중 기록상 2위 안에 들지 못해 준결승 무대는 밟지 못했다.
판커신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박승희의 몸을 잡는 노골적인 손동작을 하는 등 다양한 논란을 일으킨 전력이 있다.
중국은 이날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여러 차례 편파 판정 혜택을 받고 금메달을 가져갔다. 황대헌과 이준서가 조 1위와 2위를 기록하며 결승에 오르는 듯했지만 모두 ‘레인 변경’ 반칙을 이유로 실격당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