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 측이 이 후보의 경기지사 재직 당시 경기도청 공무원에게 전과 과일 등 제사용품을 구매하는 개인 심부름을 시켰다는 의혹이 7일 추가로 제기됐다. JTBC는 제보자인 전 경기도청 직원 A씨의 증언과 텔레그램 메시지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지난해 이 후보 아들이 퇴원하는 과정에서 ‘개인 용무’에 관용차가 동원됐다는 내용도 보도됐다.
민주당 선대위 측은 ‘심부름’ 의혹에 대해 “김씨가 아닌 이 후보가 개인 사비로 제사음식 구매를 부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관용차 사용’에 대해서는 “잘못된 과잉 의전”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후보나 김혜경씨의 지시와 상관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JTBC는 이날 지난해 3월 경기도청 직원이었던 A씨가 도청 총무과 소속이었던 배모 씨의 지시로 이 후보 가족의 제사 음식을 구매해 자택으로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배씨는 김씨의 사적 용무를 A씨에게 지시한 의혹을 받는 전직 경기도청 사무관이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3월 배씨에게 과일가게에서 구매한 전과 배 사과 황태포 등을 찍은 사진을 텔레그램으로 보냈다. “과일가게에서 제사용품을 받아서 사진찍겠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였다. 배씨는 이에 “제네시스에 태워주고 퇴근하세요”라고 답했다.
A씨는 “수내 말씀하시는 거지요?”라고 물었고, 배씨는 다시 “네네 차키 가지고 가야 해요”라고 지시했다. 수내는 경기도 성남 수내동에 있는 이 후보 자택을 의미한다.
A씨는 지시를 받고 자택으로 이동한 뒤 “조수석 뒷자리에 넣었다”고 보고한다. 이 과정에서 배씨는 “전 냄새를 맡아보라. 혹시 쉬진 않았느냐”고 물었다.
A씨는 JTBC에 이 후보 측이 명절뿐만 아니라 평소 가족 행사가 있는 날에도 심부름을 시킨 증거라고 주장했다. 실제 A씨가 제사음식을 받은 3월 31일은 이 후보 어머니의 음력 기일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또 “과일 집에 가면 전용 장부가 있었고 경기도에서 왔다고 하면 그냥 가져가게 했다”고 주장했다. JTBC가 경기도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확인해 보니 해당 과일 가게에서 ‘내방객 접대물품’ 명목으로 43만원을 처리한 내역이 나왔다.
경기도는 JTBC에 지출 결의서와 전표를 통해 해당 점포에서 구매했고 목적대로 사용한 것은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샀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김씨가 아닌 이 후보가 개인 사비로 배 사무관에게 제사음식 구매를 부탁했으며, 배 사무관이 다시 다른 공무원에게 지시한 것”이라며 “현금으로 구매해 영수증은 남아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도 업무추진비로 지출한 내역은 공금으로 접대 물품을 산 것으로 별개의 일”이라고 말했다.
JTBC는 지난해 6월 A씨가 배씨의 지시로 이 후보 장남의 병원 퇴원 수속을 대신했고, 이 과정에서 관용차를 동원했다는 내용도 보도했다. 당시 병원은 이 후보의 자택에서 50㎞ 떨어진 고양시에 위치해 있었고, A씨 측은 당시 운행 거리가 확연히 늘어 일지에 적지 못했다고 주장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나 배우자가 사적인 이유로 관용차 사용을 지시한 적은 없다”며 “이 후보는 이미 부적절한 심부름에 대해 사과했고 지금도 이에 대한 입장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