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日과 철강관세 타결…한국은 협상 개시도 난항

입력 2022-02-08 02:40 수정 2022-02-08 08:57

미국이 유럽연합(EU)에 이어 일본과도 철강 관세 분쟁을 타결하고 7일(현지시간) 합의안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4월부터 일본산 철강 제품 중 연간 125만t에 대해 현재 적용하는 25% 관세를 철폐하고, 이를 넘어선 물량에 대해서만 25% 관세를 매기는 저율할당관세(TRQ)를 적용하기로 일본과 합의했다. 일본산 알루미늄 제품에 부과돼온 10%의 관세는 이번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합의는 미국이 지난해 10월 유럽연합(EU)과 합의한 TRQ와 유사한 방식이지만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있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TRQ는 일정 쿼터를 무관세로 수출하지만, 이를 넘어선 물량에는 관세를 매긴다.

미국은 EU와 합의할 때 관세 면제에 해당했던 철강(약 100t)을 쿼터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쿼터 330만t을 포함해 총 430만t 무관세 수출이 가능해졌다. 이는 전임 트럼프 행정부가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전 수출 물량 500만t에 근접한 수치다. 반면 미국은 일본에는 관세 면제 철강 수출품을 쿼터에 포함하기로 했다. EU에 비해 불리한 조건인 셈이다.

일본은 시장 친화형 환경을 만들기 위해 6개월 이내에 반덤핑, 상계관세, 세이프가드 등 적절한 국내 조치를 이행하기로 합의했다. 또 일본에서 제강 된 철강만을 일본산으로 정의하기로 했다. 중국산 철강이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우회 수출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다.

현재 미국은 EU에서 탈퇴한 영국과도 개별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한국은 관세를 피하려면 쿼터제를 수용하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수용, 완제품 평균 물량의 70%로 수출량을 제한하는 방식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15∼2017년 연평균 383만t이던 대미 수출 물량은 이후 200만t대로 축소됐다.

한국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이 문제를 지속 거론하며 협상 재개를 촉구해 왔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27일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미국 측에서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