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 실격 ‘황당 판정’… 중국 선수는 결승행

입력 2022-02-07 21:52 수정 2022-02-08 00:10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사흘째인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에서 역주하고 있다. 베이징=권현구 기자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23·강원도청)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실격 탈락했다. 황대헌의 탈락으로 뒤이어 진입한 2·3위 중국 선수들은 결승에 직행했다. 석연치 못한 판정이 잇따르며 중국팀에 대한 노골적인 편파 판정 논란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황대헌은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에서 1위로 진입했다. 하지만 경기 후 실격 처리됐다. 심판은 황대헌이 레이스를 마친 뒤 레인을 늦게 변경해 반칙을 범했다고 판단했다.

이날 황대헌은 중국 런즈웨이와 리원룽의 집중 견제 속에 3위로 출발했다. 그는 네 바퀴를 남긴 시점에서 아웃코스로 추월을 시도하다 다시 인코스로 방향을 바꾸면서 단숨에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끝까지 선두를 유지하며 1위로 골인했으나, 최상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판정에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이 판독으로 2, 3위로 통과한 중국 런쯔웨이와 리원룽이 결승에 진출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해설진들은 “옷깃만 닿아도 페널티” “말이 안된다” “왜 이게 반칙인 것이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거듭 아쉬움을 표했다.

황대헌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나중에 하겠다”고 짧게 답한 후 경기장을 떠났다.

비디오 판독 끝에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 런쯔웨이가 환호하고 있다. 베이징=권현구 기자

황대헌 경기에 이어 남자 1000m에서 2조 준결승 2조에 진출했던 이준서(21·한국체대) 역시 중국의 류 샤오앙-샤오린을 상대로 반칙을 범했다는 판정 속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한국 선수 2명이 판정으로 탈락하면서 중국 선수들이 결승 무대를 밟게 된 것이다.

박장혁(23·스포츠토토)은 부상 여파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준준결승 1조에 나선 그는 결승선 세 바퀴를 남기고 이탈리아 피에트로 시겔과 충돌해 넘어졌다. 왼손 손등이 찢어진 박장혁은 곧장 일어나서 다시 레이스를 진행하려 했지만, 추격해오던 중국의 우다징과 또 한 번 충돌했고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경기를 포기했다.

레이스가 끝난 뒤 의료진으로부터 응급처치를 받은 박장혁은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시겔에게 페널티가 적용되며 박장혁은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어드밴스를 획득했다. 하지만 박장혁은 부상 여파로 더 경기를 뛸 수 없겠다고 판단했고, 결국 기권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