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탐정업법 도입을 공약하는 과정에서 ‘괴도 루팡’을 명탐정이라고 언급했다가 삭제했다. 이에 국민의힘 측은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를 ‘루팡’에 빗대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 후보의 경기지사 시절 김씨가 소속 공무원들에게 사적 심부름을 시키고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의혹을 부각한 것이다.
이 후보는 7일 페이스북에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 65번째 시리즈로 탐정업법 도입을 제시했다. 그는 “어린 시절 추리 소설을 읽은 독자라면 왜 우리나라엔 셜록 홈즈, 아르센 루팡 같은 명탐정이 없을까 생각해보셨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탐정제도가 없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루팡은 프랑스의 작가 모리스 르블랑의 추리소설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이다. 명탐정과 대비되는 자유분방한 범법자로 묘사되며 ‘괴도’의 대명사로 꼽힌다. 사회 관습과 체제에 반발하는 흥미로운 의적으로 표현되며 부패한 권력자들의 재산을 빼앗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는 ‘의적’으로 그려진다.
이 후보의 ‘명탐정 루팡’ 발언은 루팡이 명탐정의 대표 캐릭터인 셜록 홈즈와 라이벌로 비견되는 점을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오류를 인지한 이 후보는 해당 대목을 삭제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정책본부장은 페이스북에 “루팡은 도둑이다. 법인카드, 업무추진비를 훔치는 도둑 말이다. 월급 루팡도 곳곳에 많다”고 적었다. 이름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김혜경씨에게 불거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지적하며 비꼰 것이다.
이어 원 본부장은 “도둑과 탐정도 구별 못 하면서 기획재정부 금고를 통째로 직속으로 두려고 하느냐”라고 비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