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는 코 안과 목구멍(인두·후두) 등 기도의 위쪽, 즉 상기도 감염이 많아 경증 환자가 대량 발생하고 그로 인해 非코로나 진료에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가 발생되지 않도록 대비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경증은 산소 투여나 항바이러스제가 필요하지 않다. 오미크론 감염자 10명 중 4명은 목 통증을 호소했고 폐렴 소견은 10%에 불과했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는 7일 “오미크론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변이로 말미암아 인체 세포 침입 기전이 변했고 이에 따라 폐를 포함한 하기도 감염은 잘 일어나지 않고 주로 상기도 감염이 발생한다”면서 “예방접종률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오미크론 유행으로 상기도 감염, 즉 경증 환자가 대량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오 교수가 국립중앙의료원에 입원했던 오미크론 감염자들의 폐CT 사진을 분석했더니 폐의 침윤 정도와 범위가 델타 환자의 폐렴 보다 더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오미크론 환자 75명의 증상 특성을 분석한 결과 기침(52%) 인후통(43%) 발열(33%) 두통(19%) 가래(19%) 근육통(13%) 콧물·코막힘(13%) 오한(11%) 설사·복통(6%) 등 순이었다. 델타 변이 환자에게서 많이 관찰됐던 미각과 후각 상실은 2%에 그쳤다.
오 교수는 “외국에서 발표된 국가 규모 데이터를 보면 오미크론의 입원율과 사망률은 델타 변이에 비해 반 정도 낮은 것으로 나온다. 오미크론의 병독력이 약해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오미크론에 대한 백신 접종 효과는 감염, 발병, 중증 예방에 있어 약 20~30%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추가접종(부스터샷)을 하면 T세포 면역반응이 델타에서 70%, 오미크론에서 70%로 나타났다. 오 교수는 “또 ‘보조 T세포 면역’ 반응은 델타에서 70%, 오미크론에서 50%로 비교적 잘 유지되기 때문에 부스터샷을 완료하면 오미크론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오미크론의 대유행으로 우리는 앞으로 수없이 많은 경증 환자 발생에 대응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한 달에 출산은 2만3000건, 심근경색증은 1만건 발생한다. 겨울철엔 빙판길 낙상후 골절, 뇌경색과 뇌출혈 환자도 증가한다.
오 교수는 “이렇게 날마다 발생하는 응급 진료 수요가 오미크론 폐렴 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코로나 양성이기 때문에 진료가 늦어져서 구급차에서 출산하거나 응급 시술과 수술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급증하는 경증 환자로 인해 非코로나 진료에 부수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