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한복이 등장한 것을 비판했던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가 “개막식 초반에 등장한 ‘중국 설’(Chinese New Year) 표기도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또 한 가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서 교수는 “개막식 초반에 등장한 ‘Happy Chinese New Year’ 문구가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큰 오해의 소지를 남겼다”고 했다.
서 교수는 그간 서구권 주요 도시 차이나타운에서 설날을 맞아 큰 행사가 진행돼 왔고 설날이 ‘Chinese New Year’로 인식돼 온 게 사실이라고 했다. 서 교수는 “하지만 설날은 중국만의 명절이 아닌 한국,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아시아 국가들이 기념하는 명절이라 ‘음력 설’(Lunar New Year)로 표기하는 게 옳다”고 했다.
서 교수는 이어 “아무리 자국에서 올림픽이 개최된다 해도 아시아권의 보편적 문화를 중국만의 문화인양 소개하는 것은 문화패권주의적 사고방식이자 올림픽 정신에도 위배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한복이 등장하자 “우려했던 부분이 또 터지고 말았다”며 “아무리 중국이 소수민족인 조선족을 대표하기 위해 등장시켰다고 해도 이미 너무 많은 ‘한복 공정’을 펼쳐온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었다.
서 교수는 지난달부터 설 영문표기를 ‘Lunar New Year’로 바꾸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서 교수는 “캠페인 진행을 중국 관영매체 등이 보도하면서 중국 누리꾼의 표적이 됐었다. 제 SNS 계정에 ‘악플 테러’와 끊임없는 협박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설날도 훔쳐가는 도둑국’이라는 어이없는 주장까지 펼치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방해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에 굴하지 않고 ‘음력 설’ 표기를 국제 표준 명칭으로 바꾸기 위한 다국어 영상을 제작해 국제기구 및 글로벌 기업, 전 세계 누리꾼에게 꾸준히 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앞서 ‘Lunar New Year’ 캠페인을 진행한 후 중국 누리꾼들이 SNS에 무조건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다며 “잘못된 애국주의의 발로가 참으로 딱할 따름”이라고 지적했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