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에서 ‘혐오범죄’가 급증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로 언어폭력 방식의 혐오가 늘어났는데 대인 접촉이 줄어든 영향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조제성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과 김다은 상지대 경찰법학과 교수가 한국공안행정학회에 제출한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직전에 비해 이후 혐오범죄 건수는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언론보도된 기사를 토대로 2006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발생한 혐오범죄 68건을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연도별 혐오범죄 발생 건수는 2006년 1건에 불과하다가 2018년 9건, 2019년 5건으로 늘었다. 이후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22건으로 급증했고 지난해도 9월까지 15건을 기록했다.
68건의 혐오범죄를 분석한 결과 상대에 대한 공격 수단으로는 모욕·욕설·혐오발언 등 언어폭력이 34명으로 전체의 57.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신체적 폭력(32.2%), 흉기 사용 폭력(10.2%)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신분이 특정된 혐오범죄 59건 중에서 외국인 대상 범죄는 25건으로 전체의 42.4%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시국에서 외국인 차별과 혐오가 짙어진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연구진은 혐오범죄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타인과의 물리적 접촉에 한계가 발생한 것일 수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위축과 긴장 등으로 인해 평소 문제 삼지 않은 사안들에 대한 낮은 수준의 혐오가 새롭게 생산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봤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