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이 지난해 수주 목표의 53%를 초과달성하며 연간 매출액에서 전년 대비 4.0% 증가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영업이익은 선박용 후판 등 강재가격 인상, 통상임금 소송 패소 등의 일회성 요인으로 적자 전환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액 15조4934억원, 영업손실 1조3848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선박 226척을 수주하며 좋은 실적을 거뒀음에도 큰 폭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우선, 지난해 상반기에 철광석 값이 t당 2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찍으면서 후판 등의 강재가격이 대폭 올랐다. 또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하며 7000억원에 가까운 충당금을 설정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조선 부문에서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통상임금 소송, 임금체계 개편, 원가상승 등 3가지 요인 때문에 적자전환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서 노동자 측의 손을 들어줬었다. 이에 따라 한국조선해양은 조선 계열사 3사(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를 합해 총 6872억원의 충당금을 설정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수주량 증가, 선가 인상에 따른 효과가 올해 하반기부터 반영되면서 4분기에 흑자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일회성 비용을 반영함으로써 불확실성을 해소한 데다, 올해 들어 연간 수주 목표의 20% 이상을 수주하는 등 분위기가 좋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 목표치보다 5% 높인 150억5000만 달러(약 18조675억원)로 설정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실적도 한국조선해양과 비슷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지난해 후판 등의 강재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수천억원대의 공사손실충당금을 반영했기에 지난해 수주 목표치를 한참 웃도는 실적을 거뒀음에도 연간 실적은 2020년보다 후퇴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