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전쟁’ 아워홈, 경영권 분쟁 일단락…구본성 “주식 전량매각”

입력 2022-02-07 15:31 수정 2022-02-07 15:57
'보복운전 혐의'로 재판을 받은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이 지난해 6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동생들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던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이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한다. 아워홈 최대주주인 구 전 부회장은 회사의 정상적인 경영, 가족 화목을 위해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기로 했다. 아워홈은 현재 대표이사인 구지은 부회장 체제로 자리를 잡을 전망이다.

구 전 부회장 측은 7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구지은 부회장이 구본성 전 부회장을 견제하느라 경영에 집중하지 못할 수 있음을 고려해 보유지분 38.86% 전부를 매각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가족 간 분쟁으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도 했다.

아워홈은 창립자 구자학 회장의 1남3녀가 지분 98.46%를 보유하고 있다. LG그룹 창업자 고(故) 구인회 회장의 손자인 구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다. 동생들인 미현·명진·지은 세 자매의 합산 지분은 59.6%다. 4남매 가운데 구지은 부회장이 유일하게 경영수업을 받아왔으나, 2016년 구 전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잡음이 불거졌다.

2017년 구 전 부회장의 전문경영인 선임안을 놓고 분쟁이 일어났으나, 장녀 미현씨가 구 전 부회장 손을 들어주면서 일단락됐었다. 하지만 구 전 부회장이 보복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운전자를 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6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구 전 부회장이 1심에서 징역형 선고를 받은 뒤 열린 아워홈 이사회에서는 구 전 부회장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구 전 부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고, 이 과정에서 세 자매가 뜻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으로는 경영 수업을 받았던 구지은 부회장이 맡게 됐다.

지난해 12월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왼쪽 세번째)이 신입사원 최종면접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아워홈 제공

구 전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아워홈으로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됐다.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이 월급과 성과급을 정해진 한도보다 더 많이 받은 정황을 발견하고 감사를 거쳐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구 전 부회장 측은 “구지은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하자마자 조금이라도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을 모두 꺼내어 고소한 것”이라며 “대부분 절차적 부분이 문제 되는 것이고 일부는 사실관계를 완전히 오인한 것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에 성실히 임해 혐의없음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