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홍석천이 배구선수 고(故) 김인혁을 추모한 글에 달린 댓글을 공개하며 “악플러들은 살인자”라고 분노했다.
홍석천은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악플러들한테 한마디 하자”며 “악플러 너희들은 살인자”라는 글을 올렸다.
앞서 홍석천은 지난 5일 인스타그램에 “말 한마디 하기 힘든 요즘 그 비겁함에 또 한 명의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면서 김인혁의 사망을 애도하는 글을 올렸다. 홍석천은 이 글에서 “나와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사람을 공격하고 차별하고 죽음으로 몰고 가는 사람들의 잔인함은 2022년 지금 이 땅에서 매일 벌어지고 있다”면서 “김인혁 선수의 명복을 빈다”고 김인혁을 추모했다.
그런데 이 추모글에 일부 누리꾼들은 홍석천이 김인혁 선수를 “강제 아웃팅(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성 정체성이 드러나는 것)한 것”이라며 “굳이 말 안 보태는 게 위하는 일일 텐데” “고인모독” 등의 비판 댓글을 달았다.
홍석천은 이날 글을 올려 “악플러들한테 한마디 하자. 악플을 다는 인간들은 글 이해력도 없는 거냐. 무슨 아웃팅이고 무슨 고인모독이냐”고 반박했다. 이어 “다르다는 말 뜻이 동성애자라는 게 아니라 보통이 생각하는 남자 배구선수와는 조금 다른 자기표현 방법 때문에 온갖 악플과 스트레스를 견뎌야 했던 인혁이의 아픔을 얘기한 건데 이제 나를 공격하네”라고 썼다.
그러면서 “커밍아웃하고 22년 동안 수많은 악플을 견뎌왔는데 이젠 나도 좀 할 말은 해야겠다”며 “악플러, 너희들은 살인자야. 이젠 참지 못하겠다. 고인과 고인 가족을 더 힘들게 하지 말고 이제 그만 해라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홍석천은 “인혁이가 그동안 어떤 일들을 당했는지 얼마나 힘들어 했는지 모르면 잠자코 입 다물고 있어라”며 “너희들 손 끝에서 시작된 칼날에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는지 난 분명히 기억할 거다. 악플방지법이든 차별금지법이든 시스템이 안 되어 있다고 마음껏 손가락질 해도 되는 건 아니다. 그 칼날이 너희 자신을 찌르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 김인혁 선수는 지난 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 외부의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자신의 SNS에 “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저를 괴롭혀온 악플은 이제 그만해 달라. 버티기 힘들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미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