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이 ‘中 한푸’라고? 美 패션잡지 보그, SNS 논란

입력 2022-02-07 16:05
미국 패션지 보그 SNS에 '한푸(Hanfu)'로 소개되며 올라온 사진. 보그매거진 인스타그램 캡쳐.

미국의 패션전문지 보그(Vogue)가 한복 디자인의 의상을 ‘한푸(Hanfu)’로 소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은 보그가 지난 2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린 한복 디자인의 의상을 입은 여성 모델 사진 게시글에서 시작됐다. 보그는 해당 게시물에 해시태그로 ‘한푸(#Hanfu)’를 달고 “한족이 통치하던 시대의 의복 양식으로 패션에 관심이 많은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열풍이 불고 있다”며 사진을 소개했다.

이어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푸 마니아가 늘고 있다”면서 “웨이보에서 한푸 검색량이 48억 9000만 회가 넘고 틱톡에서 한푸 관련 영상의 조회수가 477억 회 이상”이라고 전했다.

더욱이 해당 사진 속 모델은 중국인 유튜버 ‘시인(Shiyin)’은 지난 2년간 ‘한푸는 한복이 아니다. 역사를 존중하라’, ‘한복은 한푸의 영향을 받았다’는 제목의 영상을 여러 차례 업로드해 논란이 됐던 인물로 확인됐다.

16만회가 넘는 ‘좋아요’를 받은 이 게시글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한국 누리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해당 게시글에는 “세계적인 잡지가 역사 왜곡을 하다니, 영향력이 클수록 본인들 콘텐츠에 관해 책임감도 가져야 한다” “한복이 명나라 한푸 영향 받았다고 왜곡하던 유튜버까지 소개하면서 한복을 한푸라고 문화 왜곡하다니, 보그가 명성과 명예를 스스로 흠집내는 것” 등의 반응이 달렸다.

또 “Hanfu(X), Hanbok(O)” “한복은 한국 전통 복식입니다:) Hanbok is a Korean traditional costume.” 등 한복이 한국 전통 복식이라는 사실 관계를 알리는 설명을 영어와 중국어로 번역한 댓글도 잇따랐다.

미국 패션지 보그 SNS에는 지난 2일 한복 디자인의 의상을 '한푸(Hanfu)'로 소개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보그매거진 인스타그램 캡쳐.

앞서 지난 4일 베이징올림픽 개회식에서도 중국 조선족 대표로 출연한 여성이 댕기머리에 한복으로 보이는 분홍색 치마와 흰색 저고리를 입고 국기 전달 퍼포먼스를 진행해 중국의 ‘한복 공정’에 대한 비판 여론에 불을 지핀 바 있다.

천현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