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요즘 대선 여론조사 이상해…기법 한계 아닌지”

입력 2022-02-07 13:58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방송인 김어준씨가 최근 잇따라 발표된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 대해 “같은 조사 안에서도 정합성이 떨어진다. 전체적으로 볼 때 참 이상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과거 2016년 미국 대선 여론조사기관들이 결과 예측을 틀린 후 조사방식을 보완했던 것을 언급하면서 “이번 대선도 결과에 따라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7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요즘 여론조사가 참 예외적”이라며 “20년 가까이 여론조사를 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 4~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사례로 들었다. 해당 조사는 유선 임의전화걸기(RDD, 비율 15.4%)와 무선(가상번호, 비율 84.6%)을 결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16.6%,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다.

해당 여론조사 다자 대결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8.1%,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36.8%로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당선 가능성에서는 윤 후보가 45.2%, 이 후보가 36.5%를 기록해 윤 후보가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섰다.

지난해 12월 30~31일 같은 업체가 실시한 당선 가능성 조사 항목에서는 이 후보(48.8%) 윤 후보(28.9%)였는데 이번 조사에서 역전된 것이다. 하지만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답변은 53.8%로 직전 조사(1월 15~16일) 당시인 56.5%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김씨는 해당 여론조사에 대해 “이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갔고 윤 후보보다 오차 범위 안에서 살짝 앞섰다”며 “당선 가능성은 거꾸로 윤 후보가 올라갔지만 정권교체 여론은 오히려 또 떨어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각각의 수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한 조사 안에서의 정합성은 맞아야 한다”며 “민심의 변화가 그만큼 요동치는 것인지 여론조사가 한계가 있다고 봐야하는 건지”라고 말했다.

김씨 방송에 출연한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데이터들이 연관성이 없고 부딪치는 경우가 있다. 주요 데이터의 흐름은 같아야 하는데 부딪치면 해석이 어려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선 가능성 항목은 현재 대세 후보가 누구인지 묻는 질문이기 때문에 여론의 영향과 주관적 관측에 따라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후보들 간의 지지율과 당선 가능성의 괴리는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종종 확인되고 있다. 지난달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SBS‧넥스트리서치 여론조사 다자 대결에서는 이 후보(32.9%)와 윤 후보(31.6%)가 오차 범위 내 초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당선 가능성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50.7%, 윤 후보가 36%로 이 후보가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섰다. 해당 조사의 응답률은 19.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