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논산의 육군훈련소가 27년 만에 시범적으로 훈련병 흡연을 허용한 가운데, 비흡연자 훈련병들이 간접흡연을 당하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지난 5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육군훈련소 훈련병 흡연 시범운영’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본인을 육군훈련소에서 복무 중인 병사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최근 육군훈련소장님이 바뀌며 강한 훈련, 강한 휴식을 중점으로 여러 가지 변화를 도입했다”며 “중점은 훈련병 휴대전화 사용과 TV 시청, 흡연 허용이다”라며 글을 시작했다.
이어 A씨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훈련소를 새롭게 바꾼다는 생각에는 동의하지만 제대로 된 대책 없이 시행된 이 변화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연대에서는 연병장에 흡연 공간을 만들었고 매 식사 후 훈련병들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개방된 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며 “길 다니며 간접흡연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연병장과 가까이 있는 생활관은 환기도 못 할뿐더러 창문을 닫아도 냄새가 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PX 이동 간, 뜀 걸음 간, 생활관 휴식 간에 담배 냄새를 맡아야 한다”며 “비흡연자 훈련병들을 비롯해 조교들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교육 연대 특성상 훈련병 흡연에도 거리두기하는 것을 고려하면 마땅한 흡연 장소가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너무 대책 없이 시행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헌법재판소 판례를 보면 ‘혐연권’이 ‘흡연권’보다 상위 기본권이라고 했는데 조교들이 훈련병들 담배 심부름을 하고 라이터를 내주며 추가적인 업무도 생겼다”며 “비흡연자인 병사(기관병), 훈련병의 불만은 뒤로한 채 흡연권을 존중하는 훈련소의 생각이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육군훈련소는 지난달 28일부터 병영문화 개선을 위해 훈련소 내 교육대 소속 훈련병을 대상으로 흡연을 허용하는 방안을 시범 적용했다. 이는 1995년 2월 ‘전면 금연’ 조치 이후 27년 만이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