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증후군이 난치성 피부질환인 ‘건선’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사증후군은 고혈압과 고혈당, 이상지질혈증, 복부비만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흔히 당뇨병이나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걸로 알려져 있다.
대사증후군이 없다가 생겼거나 지속적으로 진단받는 사람은 건선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 여의도성모병원 피부과 이현지 임상강사 연구팀은 대사증후군과 건선 발병 위험과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2009~2012년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564만4324명을 네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네 그룹은 대사증후군 없는 그룹(343만9976명), 대사증후군 선진단 그룹(2009년 진단·2012년 비진단, 43만44명), 대사증후군 후진단 그룹(2009년 미진단·2012년 진단, 75만2360명), 대사증후군 지속진단 그룹(2009~2012년 진단, 102만1944명) 등이다.
연구결과, 대사증후군 없는 그룹에 비해 대사증후군 후진단 그룹은 건선 발병 위험도가 1.08배 높았다. 또 대사증후군 지속 진단 그룹은 위험도가 1.11배 증가했다.
대사증후군은 구체적으로 △허리둘레 남자 90㎝·여자 85㎝ 이상 △혈압 130/85㎜Hg 이상 또는 고혈압약 복용 △중성지방 150㎎/㎗ 이상 또는 지질 저하 약물 복용 △고밀도(HDL) 콜레스테롤 남자 40㎎/㎗·여자 50㎎/㎗ 미만 △공복혈당 100㎎/㎗ 이상 또는 당뇨약 복용 등 5가지 위험 요소 가운데 3가지 이상에 해당될 때 진단된다.
건선은 대표적인 만성 염증 피부 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3%의 유병률을 보인다. 국내에서도 16만명 이상이 고통받고 있다. 건선 환자는 질병보다 주위의 편견 때문에 힘든 경우가 많다.
건선이 발병하는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면역시스템 이상으로 몸 속 특정 면역세포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릎이나 팔꿈치에 이유 없이 붉은 반점이 생겼거나 눈에 띄게 각질이 증가했을 때, 손톱 끝이 하얗게 부서지거나 손발톱이 벌어졌을 때 건선을 의심할 수 있다.
이지현 교수는 7일 “건선의 위험은 대사증후군이 없는 환자보다 대사증후군이 지속 혹은 악화되는 경우 더 높게 나타났으므로, 평소 건선 환자가 대사증후군 위험요소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