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선대본부’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여론조사 방식을 통한 단일화는 하지 않기로 결론을 굳힌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4배 정도 나는 상황에서 ‘윤석열·안철수’ 일대일 여론조사 방식은 배제하겠다는 뜻이다.
특히 윤석열 선대본부는 일대일 여론조사 방식으로 단일화가 실시될 경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층이 안 후보를 꼽는 ‘역선택’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안 후보 측에서 대선 본선 경쟁력을 이유로 여론조사 단일화 입장를 고수할 경우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핵심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와 안 후보 간의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면서 “안 후보와의 ‘아름다운 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단일화 방식에 있어 여론조사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대선 다자구도 여론조사를 보면, 윤 후보 지지율은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인 반면, 안 후보는 한 자릿수로 지지율이 내려간 상태”라며 “이 상황에서 어떻게 여론조사 방식으로 단일화를 추진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 단일화를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면서도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통 큰 담판’이나 양당 지도부의 협상을 통해 단일화가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지난 3~4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자 구도에서 윤 후보는 37.2%, 안 후보는 8.4%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윤 후보는 안 후보의 지지율과 비교할 때, 4배 이상 높은 28.8%포인트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국민일보 여론조사에서도 야권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경우 윤 후보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안 후보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매우 팽팽하게 나타났다.
윤 후보로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응답은 43.3%였고, 안 후보로 단일화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42.3%였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대목과 관련해 여권 지지층의 역선택 주장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다른 의원은 “이재명 후보 지지층의 역선택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선 없다”면서 “우리가 여론조사 방식을 수용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10% 미만으로 하향세를 그리고 있는 만큼 여론조사가 무의미하다는 주장이 확산되는 것이다.
다만, 윤 후보 측은 단일화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안정적인 대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윤 후보 측 다른 핵심 관계자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은 갖고 있다”며 “안 후보를 최대한 배려하고 끌어안아서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의원 다수도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일보가 지난 3~6일 ‘윤석열·안철수’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국민의힘 의원 101명과 전화통화 방식을 통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이 넘는 의원 55명(52.4%)이 이번 대선 승리를 위해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원 중 40명은 협상과 담판 방식을 통해 단일화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의원은 8명에 그쳤다. 또 담판 방식을 주장한 40명 중 17명은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방식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도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근 주변에 “단일화를 한다면 내가 직접 하겠다”면서 “내게 맡겨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향후 내각 구성은 물론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5곳(서울 종로·서울 서초갑·경기 안성·청주 상당·대구 중남구)의 공천과 오는 6월 지방선거 공천권까지 묶어 ‘단일화 빅딜’이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얼마나 양보할지 결단을 내리는 게 단일화 성사 여부의 키가 될 전망이다.
문동성 이가현 이상헌 손재호 구승은 강보현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