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겸 PD가 더불어민주당 측의 항의로 프로그램에서 갑자기 하차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SBS ‘이재익의 시사특공대’의 이재익 PD는 6일 블로그에 글을 올려 “작별인사를 전한다. 내일부터 물러나기로 했다”며 “회사에서 ‘정치권 항의를 받았다’고 전화가 왔다. 아차 싶었다”고 밝혔다.
이 PD에 따르면 민주당 측에서 항의를 제기했다. 이유는 4일 방송에서 선곡된 DJ DOC의 ‘나 이런 사람이야’였다. 이 PD는 해당 노래 가사 중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고/ 이 카드로 저 카드 막고’ 부분을 소개했다.
이 PD는 “의도와 달리 가사의 메시지가 아닌 ‘카드’라는 단어에 주목한 분들도 있었다”면서 “특정 후보 이름을 언급하거나 힌트를 준 것도 아니고 ‘내로남불’은 평소 방송에서 자주 분개했던 악습이었다”고 했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가 경기도청 비서실의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 PD는 “말과 선곡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미리 살피고 조심하지 못했다. 사과드린다”며 “항의와 함께 전해주신 요구도 들어드린다. 진행자 자리에서도 물러나는 걸로 회사의 조치를 받았다. 당장 내일부터 물러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물러나지만 2022년 민주주의 국가의 방송에서 그 정도 여유와 자유는 보장되기를 바란다”며 “어떤 분이 당선되더라도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는, 오늘까지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언론인으로서 원론적인 부탁을 드린다”고 호소했다.
SBS 측은 이와 관련해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만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