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개회식 한복, 미리 알아…‘무언의 항의’로 입었다”

입력 2022-02-07 05:52 수정 2022-02-07 10:11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등장한 한복. 오른쪽 사진은 개회식 참석한 황희 문체부 장관. 연합뉴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한 이유에 대해 개회식에 한복이 등장할 경우 ‘무언의 항의’ 표시가 될 것을 기대했다고 밝혔다.

중국을 방문 중인 황 장관은 “개회식 예고 영상에 한복이 등장한다는 소식을 출국 전에 듣고 혹시 몰라서 한복을 준비해 갔던 것”이라고 6일 연합뉴스에 말했다.

황 장관은 “정부 대표인 내가 한복을 입고 개회식에 참석함으로써 한복은 한국의 전통의상임을 알린 것”이라며 “개회식에 한복을 입고 간 것이 무언의 항의 표시가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개회식 한복 등장에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방중한 상황에서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 정부가 한복이 중국 것이라고 주장한 적이 없는 상황에서 공식 항의를 할 근거가 없었다”고 언급했다.

앞서 황 장관은 지난 5일 베이징 시내 메인 미디어센터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복 논란에 대해 “중국 측에서는 조선족이 소수 민족 중 하나라고 한 건데, 양국 관계에 오해 소지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황 장관은 “소수 민족이라고 할 때는 그 민족이 하나의 국가로 성장하지 못한 경우를 주로 말한다”며 “한국은 (중국) 바로 옆에 세계 10위권 큰 나라로 존재하고 있는데 양국 간 좋은 관계에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4일 중국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개회식의 중국 국기 게양 순서에서 중국의 소수 민족 복식을 한 공연자들과 함께 한복을 입은 공연자가 등장했다. 맥락상 중국 55개 소수 민족 중 하나인 조선족의 대표 복식으로 한복이 등장한 것이었다. 이를 두고 국내에서는 중국이 올림픽 계기에 한복의 기원이 중국임을 주장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