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재명 지지 ‘노무현 가상영상’ 올렸다 삭제

입력 2022-02-06 17:20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됐다가 삭제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가상영상. 유튜브 캡처

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재명 대선후보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가상 영상이 게시됐다가 삭제됐다. 민주당은 6일 영상에 대한 지적이 있어 내렸고 담당 본부에 경고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전날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에 ‘두 번 생각해도 이재명입니다 #노무현의 편지’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2분 분량의 영상에는 가상의 노 전 대통령이 등장한다.

영상에는 노 전 대통령이 “저 노무현은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며 가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나 오직 국민만을 생각하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기득권과 싸워 이겨내는 정의로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합니다”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제 아내 권양숙 여사님도 저와 닮은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고 합니다”라는 음성도 포함됐다.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됐다가 삭제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가상영상. 유튜브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영상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여권 성향 지지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 ‘클리앙’에서도 “담당자가 민주당 지지자가 아닌 것 같다” “제 정신이 아니다” “고인을 욕 보이는 행위” 등의 지적이 나왔다.

해당 영상에는 노 전 대통령 슬로건인 ‘사람사는 세상’ 로고가 등장하는데 과거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던 이미지가 포함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해당 로고에 일베 회원들이 만든 ‘노알라’(노 전 대통령과 코알라를 합성한 사진)를 연상케하는 모양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올렸던 '노무현의 편지' 영상에 쓰인 로고에 노 전 대통령 비하 이미지가 삽입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빨간 동그라미 속이 영상에 쓰인 로고 부분이고 아래 검은 글씨가 로고 원본이다. 박민영 국민의힘 청년보좌역 페이스북 캡처

박민영 국민의힘 청년보좌역은 6일 페이스북에 “‘노무현의 편지’ 영상에 일베 마크로 추정되는 그림이 들어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민주당은 내부에 진짜 ‘프락치’가 있는 건 아닌지 잘 살펴보셔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은 영상과 관련해 비판 여론이 일자 영상을 채널에서 삭제했다. 권혁기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상은 민주당과 선대위에서 제작한 것은 아니며 지지자가 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영상을 어제 델리민주에 게시했고, 지적이 있어 영상을 내렸다”며 “송영길 당 대표는 이와 관련해 해당 본부에 경고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