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좀비와 학원물 접목한 ‘지금 우리 학교는’ 1위 대세 굳건

입력 2022-02-06 16:51

‘K좀비’가 또 통했다. 앞서 ‘킹덤’이 K좀비 흥행을 일으켰다면 이번엔 좀비와 학원물을 접목한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넷플릭스 시청 순위를 집계하는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한국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은 같은 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8일간 TV쇼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6일 기준으로 전세계 53개국에서 시청 1위를 차지했다. 이 작품은 좀비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고등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사실적인 좀비 묘사와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직 공개 초반이지만 지우학은 앞선 한국 시리즈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미디어 비평 사이트 IMDB에서 이 작품은 평점 10점 만점에 7.7점을 받았다. 이는 ‘오징어 게임’(8.0점)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앞서 공개된 ‘지옥’(6.7점)과 ‘고요의 바다’(6.9점)보다 높은 점수였다. 평가에 참여한 1만5219명 중 33.9%는 만점을 줬다. 이는 ‘오징어 게임’의 만점 비율(19.6%)보다 높았다. 시청 시간을 보면 공개 3일 만에 1억2479만 시간을 기록해 동일 기간 ‘오징어 게임’의 시청 시간(6319만 시간)보다 두 배 많았다.

외신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지난달 28일 미국 버라이어티지는 “‘오징어 게임’과 마찬가지로 악몽 같은 공간적 배경을 최대한 활용해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한 아찔한 효과를 준다”며 소품의 활용과 배우들의 연기를 높이 평가했다. 시즌2 제작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포브스지는 “아직 시즌2에 대해 발표된 것은 없지만 이 정도 성공을 거둔 걸 보면 (추가 시즌 제작이) 거의 확실히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시청자의 호불호는 다소 갈리는 편이다. 8점을 준 한 시청자는 “좀비의 움직임이 매우 사실적이며 친구들 사이의 관계를 지켜보는 것이 흥미롭다”고 평가. 다른 시청자도 7점을 주면서 “친구와 가족이 바이러스의 희생양이 됨에 따라 여러 가지 성찰을 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썼다. 반면 좀비의 설정이 진부하다거나 러닝 타임이 길어 지루했다는 평가도 잇따랐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각 캐릭터의 이야기를 잘 펼쳐가면서 단순하게 좀비물이 아니라 이 시대 10대들이 갖는 공통적인 고민을 잘 그려내서 전세계적으로 공감을 받았다”며 “학교폭력의 폐해를 보여주면서도 아직 인간적 감성이 남아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희망적인 메시지도 담았다”고 분석했다.

공 평론가는 “한국 콘텐츠는 이제 연기, 대본, 연출 등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면서 한 단계 넘어서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유사한 패턴이 반복되지 않도록 진부함을 경계하고 새로운 것들을 한국적으로 살려내려는 노력이 꾸준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