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에서 무더기로 폐사한 청어가 발견돼 프랑스 정부 당국과 유럽연합(EU)이 원인 조사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대서양 프랑스 남서쪽 비스케이 만에서 청어가 집단 폐사한 채 바다 위에 떠 있는 모습이 발견됐다. 폐사한 청어는 10만 마리 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
해양보호단체 ‘시셰퍼드(Sea Shepherd)’는 청어가 집단 폐사한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렸다.
외신들은 청어 사체 더미 모습이 바다에 양탄자를 깔아 놓은 것 같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아니크 지라르댕 프랑스 해양부 장관은 “현장이 매우 충격적”이라며 정부 어업 감시 당국에 경위 조사를 지시했다. 지라르댕 장관은 “만약 위반 사항이 발생했다면 선주에 대한 제재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폐사한 청어는 지난 3일 대형 어선인 ‘FV 마르기리스’에서 조업 도중 쏟아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마르기리스는 네덜란드 소유의 어선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초대형 저인망 트롤선이다.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마르기리스를 ‘맘모스 슈퍼 트롤’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선박 소유주를 대표하는 협회 측은 “(청어 사체) 이미지들이 불러올 수 있는 감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예상보다 큰 물고기가 잡혀 그물이 손상되면서 청어들이 바다로 방출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셰퍼드 측은 어선에서 선호하지 않는 어종을 고의로 쏟아낸 불법 폐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단체 측은 저인망 어선에 엄격한 정책을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저인망 트롤선은 그물로 해저 바닥까지 훑어 바닷속 생물을 한꺼번에 남획하기 때문에 해양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유럽연합(EU) 환경해양수산위원회 측도 논평을 통해 “불행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즉각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