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목회자가 가졌던 고민을 한 자리에서 나눌 세미나가 열린다.
세뛰새KOREA는 14~17일 서울 서초구 복합문화공간 큰숲플랫에서 코로나19가 던진 목회 과제를 중심으로 한 ‘세대를 뛰어넘는 세미나(이하 세·뛰·세)’를 온라인으로 연다. 김인중 안산동산교회 원로목사의 제안으로 처음 출범한 세뛰새KOREA는 2017년부터 한국 교회의 방향을 제시하는 세·뛰·세를 매년 기획, 올해 6년째다. 현장과 신학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세·뛰·세는 목회자들이 연중 가장 기대하는 세미나로 자리매김했다.
세미나 첫 강사로 나서는 박보경(57) 장신대 교수와 마지막 강의를 맡은 세뛰새KOREA 대표 송창근(56) 블루라이트 강남교회 목사를 최근 큰숲플랫에서 만났다.
‘한국적 복음주의 신학과 선교적 교회’를 제목으로 강의하는 박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교회가 사회부터 받은 비난에 대해 억울한 면도 있지만, 세상이 교회에 기대하는 공공성을 수용하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면서 “소수 교회가 주장한 대면 예배 등 극단적인 신앙 노선을 되돌아보고 하나님의 축복이 교회를 통하여 온전히 세상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늘 교회를 새롭게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선교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만큼 강한 믿음이 있고 이것을 전할 책임이 있다. 교회는 교인을 교회로 끌어오는 것이 아니라 교회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며 “한국 교회에 내재한 성장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교회, 신학교, 단체 등 모두의 다각적이고 처절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 우리 삶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는 “교회는 건물이 아니다. 하나님을 전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다. 교회는 선교적 모습을 드러내야 하고 성도는 세상 속에서 선교적 삶을 살아야 한다”며 “선교적 삶이 환대하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프로그램이나 선물이 아니라 누구든지 다가오게 하는 것이라고 본다. 한국 교회는 교회 안에 머물러 있지 않은지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송 목사는 박 교수의 의견에 공감했다. ‘선교적 교회 개척’을 주제로 강의하는 그는 “대선을 앞둔 우리 사회는 이대남-이대녀와 같이 남녀, 이념, 빈부로 갈라졌다. 예수님은 공동체 안에서 소외되고 버려진 이들을 돌보면서 비틀어진 관계를 회복시켰다. 우리가 그런 주님의 모습, 환대의 삶을 보여준다면 사람들은 교회를 통해 예수님의 사랑을 경험할 수 있다”면서 “박 교수가 선교적 교회의 모델로 제시한 환대가 그런 면에서 선교적으로 전투성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송 목사는 선교가 사역보다 우정과 가깝다고 본다. 송 목사는 “그동안 한국 교회는 교회 밖 사람들을 사역적으로 접근했는데 인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목회자나 성도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교회 안에서 보내면서 교회 밖 사람들과 관계의 고리를 잃었다. 전도 대상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과 친구가 된 뒤 복음을 전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우리는 먼저 친구가 돼야 한다”고 했다.
목회자가 먼저 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모세는 홍해를 건널 때 앞장서서 날 따르라고 했고 여호수아가 요단강을 건널 때는 제사장들이 법궤를 들고 먼저 갔다”며 “제사장이 법궤를 멘 것을 보여준 것처럼 목회자가 동네 사람들과 우정을 쌓으며 전도하는 모습을 성도들에게 보여줘야 하는데 교회 밖 사람과 우정을 유지하는 목회자가 적다”고 아쉬워했다.
세·뛰·세는 목회 설교, 다음 세대, 교회 혁신, 새로운 교회 4가지 범주로 20개 강의를 준비했다. 이상훈 미성대 총장의 ‘뉴노멀 시대의 선교적 교회와 사역’ 등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로운 목회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송 목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목회의 본질이 무엇인지 우리는 다시 묻게 됐다. 목양과 전도에 대한 본질을 이번 세미나에서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뛰새KOREA는 ‘세대, 이념, 지역을 뛰어넘는 새로운 플랫폼’의 준말이다. 전통교회와 새로운 교회, 작은교회와 큰 교회가 연합하여 미래한국교회의 방향을 제시하는 새로운 연합운동 플랫폼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