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2월 4일)이 사흘 지나고도 강추위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기상청은 7일에도 영하 10도 안팎의 강추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튿날 전국의 최저기온은 영하 14도에서 영하 1도 수준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대비 1~2도 정도 높지만 여전히 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평년 기온(영하 10.5~0.4도)에 비해 1~4도 정도 낮은 수치다.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8도로 예보됐다. 바람도 세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영하 11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추위는 8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8일 전국 최저기온이 영하 12도에서 0도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주 산간 지역에는 이 기간 1㎝ 안팎의 눈도 쌓일 것으로 보인다.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이번 한파는 저기압의 ‘블로킹 현상’ 때문이다. 대기의 흐름이 꽉 막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반도 북동쪽에 위치한 러시아 캄차카반도에 차가운 공기를 품은 저기압이 며칠째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 저기압에서 영하 40도 이하 찬 공기가 지속적으로 한반도로 밀려 내려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차고 건조한 대륙고기압 영향이 계속되면서 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오는 9일부터는 동장군이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9일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4도로 올라가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평균 기온이 0도 안팎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주말인 12일부터는 전국이 최저기온 0도에서 최고기온 8도로 영상권의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추위는 길어지고 있지만 올해 봄은 평년보다 다소 일찍 찾아올 가능성도 있다. 봄의 기후학적 정의는 일평균 기온이 5도 이상으로 올라간 뒤 다시 떨어지는 않는 첫날이다. 기상청은 1개월 전망보고서에서 3월 첫째주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을 80%로 내다봤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