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MA, 선교지 산소발생기 보낸다… ‘숨 프로젝트’ 모금완료

입력 2022-02-06 15:39 수정 2022-02-07 14:43
대광교회 중‧고등부는 지난 3일 서울 동작구 KWMA를 찾아 선교사에게 의료용 산소발생기를 보내는데 써 달라며 선교헌금 425만1000원을 전달했다. 사진에서 대광교회 박창후 교육목사(왼쪽 두 번째), 강대흥 KWMA 사무총장(왼쪽 네 번째)과 안홍기 대광교회 중‧고등부 회장(왼쪽 다섯 번째). KWMA 제공

서일문화예술고등학생인 안홍기(18)군은 지난달 15일 서울 영등포구 대광교회(강현원 목사) 주방에서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쿠키 200여개를 만들었다. 오븐이 작다보니 쿠키를 굽는 작업을 다섯 번이나 반복했다고 한다.
쿠키는 다음 날 주일인 예배당 앞 테이블에 진열됐다. 그 옆엔 성경구절이 적힌 머그컵, 액자가 놓였다. 예배 후 성도들은 중‧고등학생부 아이들이 정성스럽게 마련한 물건들을 봤다.

그 다음 주일에도 안군을 비롯한 중‧고등부 학생들은 쿠키 200개와 머그컵, 액자를 진열한 테이블 뒤에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선교지 전통 복장까지 갖춰 입고 성도들을 향해 ‘선교지에 산소발생기를’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중‧고등부 회장인 안군은 “2주간 바자회에서 359만4000원이 선교헌금으로 모였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 3일 대광교회 중고등부 학생들은 서울 동작구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를 찾아 강대흥 사무총장에게 선교지에 계신 선교사에게 의료용 산소발생기를 보내는데 사용해 달라며 헌금 65만7000원을 합한 425만1000원을 전달했다.

전체 인원 20여명인 이 교회 중‧고등부 학생들은 지난해 여름 온라인 단기선교를 시작했다. 북한과 인도 미얀마 등 선교지를 공부하며 선교의 마음을 열었다. 그러다 KWMA가 의료용 산소발생기 지원을 위한 모금에 나섰다는 소식을 들었다.

안군은 “중‧고등부 박창후 교육 목사님이 코로나로 해외에서 선교하는 선교사님들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씀하시며 성도들에게 마음이 담긴 선교헌금을 받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제과제빵을 할 줄 아는 저에게 쿠키도 굽자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중‧고등학생인 우리를 통해 선교사님을 도울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을 듯 해 다들 함께 하기로 했다”면서 “헌금을 전달하고 뿌듯했다. 외국에서 코로나에 걸린 선교사님들이나 한국분들에게 쓰였으면 좋겠고 기회가 된다면 다시 동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3일 대광교회 중‧고등부 학생들이 선교지 전통 의상을 입고 의료용 산소발생기 지원을 위한 선교바자회를 진행하고 있다. 대광교회 제공

KWMA는 대광교회 학생들이 전달한 헌금을 끝으로 지난해 11월 15일부터 진행해온 선교지 의료용 산소발생기 보내기 ‘숨 프로젝트’의 공동모금을 마쳤다. 모금 총액은 2억6077만원이다.

모금 종료와 동시에 4일부터 KWMA는 산소발생기를 보내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프로젝트 준비팀이 모여 자문위원단 보고를 받았고 산소발생기 공급 업체와 실무 조율도 마쳤다.

자문위원에는 전기전자제품 개발 업체인 룩스비바 공동대표 카이스트교회 김준성 목사와 WEC 선교회 유영선 이사가 참여했다.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과학계와 의료계에 산소발생기 관련 의견을 받았다. 산소발생기 공급업체는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제공하기로 했다. 고장이 나면 1년간 무상 수리해 주고 해외엔 교체 부품을 보내주기로 했다. 또 업체를 통해 코로나가 아니라도 선교 현지에서 산소발생기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는 매뉴얼도 함께 보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KWMA는 140여개 회원단체와 한인세계선교사회(KWMF) 한국위기관리재단 등 관련 기관을 통해 선교지 산소발생기 현황을 조사했다.
앞서 지난달 17일엔 한국교단선교실무대표자회장인 홍경환 목사와 총무 김충환 목사, GP선교회 김동건 대표, 한국위기관리재단 전호중 대표, KWMF 회계 장월방 선교사 등이 모여 산소발생기 배치 현황과 요청 상황을 검토했다.

그 결과 KWMA는 코로나 확진 상태와 의료상태를 감안해 선진국을 제외한 라오스 피지 코소보 에콰도르 레바논 우간다 등 44개국에 149대를 3년간 사용할 수 있는 산소발생기 소모품과 함께 28일까지 보내기로 했다.

KWMA는 의료용 산소발생기 보내기 ‘숨 프로젝트’를 통해 모인 모금으로 4일부터 선교지에 산소발생기를 보낸다. 이날 프로젝트 준비팀은 자문위원단 보고를 받고 산소발생기 공급 업체와 실무 조율도 마쳤다. 사진 왼쪽부터 산소발생기 공급업체 옥서스 정민재 부장, WEC이사 유영선 장로, 옥서스 최대원 이사, 강대흥 KWMA 사무총장과 김준성 운영이사, 박래득 사무국장, 정용구 미래한국선교개발센터장. 강민석 선임기자

KWMA 관계자는 “보츠와나는 현지 한인회의 간절한 요청에 따라 공급하기로 했다. 선교사나 선교단체 요청이 아니라도 우리 동포와 현지인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산소발생기를 보낼 계획”이라고 했다.

KWMA는 산소발생기가 의료기인만큼 선교지에 안전하게 보내기 위한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와 배송 방법을 위한 실무접촉을 진행 중이다. 정부도 산소발생기가 선교사는 물론 재외 국민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만큼 KWMA의 숨 프로젝트에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해 5월 델타 변이로 인도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할 때 KWMA와 위기관리재단은 정부의 도움을 받아 현지에 산소발생기를 보냈다. 당시 14대 중 8대는 한인회, 6대는 인도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들에게 전달됐다.

KWMA 관계자는 “지난 2년간 한국교회가 코로나로 힘든 시간을 보냈음에도 숨 프로젝트와 자가격리 긴급지원, 순직 선교사 장례지원, 세이프 미션 백신 프로젝트 등 어려움을 겪는 선교사들을 돕기 위해 마음을 다 했다”며 “오는 21일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한 예배도 드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