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13년 만에 일본 시장에 재도전한다.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와 수소전기차 넥쏘가 앞장선다. 현대차는 ‘100% 온라인 판매’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일본법인 현대모빌리티재팬은 이르면 이번 주에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서 2022 현대차 기자발표회를 열고 진출을 공식화한다. 현대차는 최근 일본법인명을 현대자동차재팬에서 현대모빌리티재팬으로 바꾸고, 일본 승용차마케팅 관련 부서를 신설하는 등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2001년 일본에 진출했다가 2009년 철수할 때까지 1만5000대가량을 판매하는 데 그쳤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많이 준비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대차가 내세우는 첫 번째 반격 카드는 ‘친환경차’다. 현대차가 재도전하는 배경에는 전기차 경쟁력이 일본 완성차 업체보다 앞서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현재 일본 승용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은 1% 미만이다. 다만, 일본에서 향후 차량 구매의사가 있는 소비자 4명 중 1명은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최근 나왔다. 일본 승용차 시장이 전환기에 놓인 지금이 재도전의 적기라고 본 것이다. 장 사장은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는 거의 모든 자동차 업체가 같은 출발선에 있기 때문에 현대차가 전기차 생산업체로 새로운 위상을 확보할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를 오는 6~7월에 고객에게 인도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전기차 넥쏘도 시범 판매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본 업체들의 전기차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지난해 7월에 특허 조사업체 ‘패턴트 리절트’가 미국에 출원된 전기차 관련 특허를 분석해 점수화했더니, 1위를 도요타가 차지했고 3위는 혼다의 몫이었다.
현대차의 두 번째 반격카드는 ‘100% 온라인 판매’다. 장 사장은 “우리는 기존 딜러가 없으며 이는 새로운 걸 시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코로나19로 일본 고객도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졌다”고 설명했다. 옵션 선택, 주문, 대금 결제, 보험 가입, 자동차 등록 등의 모든 절차를 온라인으로 가능하게 한다는 생각이다. 비용을 최소화해 가격 경쟁력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이미 아이오닉5와 넥쏘의 일본어판 홈페이지 구축을 완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좁은 골목, 작은 주차장이 많은 일본에서 몸집이 작지 않은 아이오닉5를 일본 소비자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