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전형무소 우물’ 대전 첫 등록문화재 등록된다

입력 2022-02-06 13:57
대전 첫 등록문화재로 등록될 예정인 구 대전형무소 우물. 대전시 제공

대전시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상흔이 담긴 ‘구 대전형무소 우물’을 지역 내 첫 등록문화재로 등록한다고 6일 예고했다.

이곳은 1919년 5월 대전 중촌동에 설치된 대전감옥소(1923년 대전형무소로 개칭)의 취사장 우물로 추정된다. 6·25전쟁 시기 수많은 민간인들의 시신이 수장된 곳이기도 하다.

문화재 등록조사와 심의에 참여한 김상기 충남대 명예교수는 “이 우물은 일제강점기 애국지사들이 투옥됐던 대전형무소의 가장 오래되고 거의 유일한 흔적”이라며 역사적 가치와 의미에 비춰볼 때 등록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대전형무소는 도산 안창호 선생과 몽양 여운형 선생 같은 한국 독립운동사의 거목들이 수감됐으며, 광복 이후에는 이응노 윤이상 신영복 선생 등 민주화운동 관련 인사들도 투옥된 곳이다.

박경목 서대문형무소역사관장은 “서대문형무소는 일찍이 국가 사적으로 지정됐다. 대전형무소도 모두 철거되지 않고 일부라도 보존됐더라면 사적으로 지정될 만한 가치가 있었다”며 “우물이라도 뒤늦게 문화재로 등록되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대전형무소 우물의 문화재 등록 예고 기간은 30일이며, 의견 접수 및 문화재위원회 등을 거쳐 최종 등록 고시가 이뤄질 예정이다.

문인환 대전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대전형무소 우물의 지역 첫 등록문화재 등록 이유는 옛 대전형무소를 널리 알리려는 의지”라며 “지역 내 집단 학살의 현장인 ‘산내 골령골’도 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곳인 만큼 전쟁의 비극, 평화의 소중함, 인권의 가치를 모두 담은 스토리텔링을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