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귀화한 전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린샤오쥔(林孝埈·한국명 임효준)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중국 쇼트트랙 혼성계주 금메달 획득을 축하하는 글을 올렸다. 중국 혼성계주팀은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 기술코치와 김선태 감독이 이끌고 있다.
린샤오쥔은 5일 중국 혼성 계주팀의 금메달이 확정된 직후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훙수에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첫 금메달을 축하한다. 올림픽 건아들에게 갈채를 보내자”는 글을 올렸다. 그는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색 점퍼를 입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자신의 사진도 올렸다.
그가 올린 공개 축하 글은 중국 온라인 공간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 린샤오쥔이 실시간 인기 검색어로 올라오기도 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린샤오쥔은 2019년 6월 국가대표 훈련 중 동성 후배 선수의 바지를 내리는 장난을 쳐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선수 자격 1년 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그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됐고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 2020년 6월 중국으로 귀화했다. 그는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 받았다.
린샤오쥔은 ‘한 선수가 국적을 바꿔서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기존 국적으로 출전한 국제대회 이후 3년이 지나야 한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에 따라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그는 올림픽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중국 국가대표 선발전에도 출전했지만 출전 종목에서 모두 상위 3위 안에 들지 못해 대표팀 자격을 얻지 못했다.
린샤오쥔은 지난달 29일 SNS에 “중국에 온 지 11개월이 지났고, 모두가 잘 대해주고 있다. 중국이 좋아서 앞으로 중국에 살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올림픽엔 출전하지 못하지만, 앞으로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중국을 위해 많은 메달을 획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팀을 이끌었던 김선태 감독 등 한국 쇼트트랙 출신 지도자를 대거 영입했다.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도 수석코치 격인 기술코치로 중국 대표팀에 합류했다. 한국 쇼트트랙 노하우를 전수 받아 전력을 극대화한 중국 쇼트트랙은 혼성계주 금메달을 따냈다.
김 감독은 첫 금메달 확정 뒤 “그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첫 종목을 잘 시작해 기분 좋다. 아직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끝까지 긴장하면서 팀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중국에서) 바라는 것이 있고, 또 좋은 결과를 가져와야 했다”라며 “지도자라면 그런 것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