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4일 한 외신기자가 길거리에서 생중계하다 중국 보안요원에게 끌려 나가는 모습이 생중계돼 논란이 일고 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공영 방송사 NOS 특파원인 쇠르드 덴 다스 기자는 4일 개막식이 열린 베이징 국가체육장 밖에서 생중계를 했다.
기자가 마이크를 들고 보도를 시작하자 갑자기 붉은 완장을 찬 남성이 카메라 앞에 난입해 기자를 가로막았다.
기자가 항의했지만 보안요원은 중국어로 호통을 치면서 기자를 끌어냈다. 기자는 “조금 전에도 다른 장소에서 쫓겨났는데 아무래도 잠시 뒤에 연결해야 할 것 같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들이 실랑이를 벌이고, 앵커가 당황해하면서 현장 상황을 지켜보는 모습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해당 남성은 자원봉사자로 나선 현장 보안요원으로 알려졌다. 생중계를 가로막은 구체적인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NOS 측은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 특파원이 카메라 앞에서 보안요원에게 끌려 나갔다”며 “유감스럽게도 이런 일이 중국 취재진에게 점점 일상적인 일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덴 다스 기자는 트위터에서 “오후 7시 직전에 국가체육장 주위를 찍고 있었는데 경찰이 해당 공간이 폐쇄되니 떠나 달라고 했다”며 “우리는 하라는 대로 했고, 생방송을 위해 준비하고 있었는데 경찰이 재차 폐쇄된 도로 끝으로 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덴 다스 기자는 “그 직후 붉은 배지를 단 사복을 입은 사람이 사전 경고 없이 강제로 화면에서 끌어냈다”며 “그들은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히 말하지 못했다. 생방송은 이후 코너를 돌아 주차장에서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덴 다스 기자는 “최근 몇 주 동안 다른 외신기자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올림픽 관련 보도를 하다가 경찰에 의해 여러 차례 제지당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측은 5일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누군가 지나치게 열성적이었던 것 같은데, 당시 기자는 곧 보도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IOC는 “이번 일이 일회적이기를 바라며 취재진의 작업이 계속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