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로 예정됐던 두 번째 대선 후보 4자 TV토론회가 결국 무산됐다. 국민의힘이 토론을 주최하는 한국기자협회와 생중계를 맡은 방송사의 편향성을 문제삼으면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심상정 정의당 후보 측은 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TV토론 관련 실무협의를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민의힘 TV토론 협상단은 이후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기자협회에서 주관해 진행하는 이번 4인 후보 초청 합동토론회는 토론의 기본 전제가 되는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며 불참 입장을 전했다. 국민의힘 측은 실무협상에서 TV조선과 채널A, MBN 등까지 포함해 종합편성채널(종편) 4사가 공동주관하는 형식으로 바꿔야 하며 4당 합의하에 의제와 사회자, 진행방식 등을 결정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협회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토론회 무산 소식을 알리면서 “국민의힘은 또 기자협회가 특정 정당과 특수관계에 있다고 주장했고, 주관 중계방송사를 이미 정해놓은 토론회 틀에 들어오라고 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며 토론회에 참여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그러면서도 기자협회와 종편 4사가 합동으로 개최할 경우에는 토론회에 응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기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민의힘은 토론 주제와 형식에 대해 논의하던 중 윤 후보의 건강상 이유로 토론회를 2∼3일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기자협회와 민주당, 정의당, 국민의당 참석자들은 토론회 날짜가 이미 오래전에 통보됐고, 사전 실무협상 전날까지도 윤 후보의 참석이 확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던 점, 이날 회의는 8일 개최를 전제로 진행방식 논의를 위해 모인 점 등을 이유로 토론회 일정 변경이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 국민의힘은 그러자 편향성을 주장하며 불참을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협회는 이에 윤 후보를 제외한 3당 후보만으로 8일 토론회를 진행하는 안과 종편 4사와 보도전문채널 2사를 포함한 6개 방송사가 공동주최하는 토론회 안을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 측 불참 선언에 박찬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느닷없이 주최 측은 빠지라고 요구한 것은 처음부터 토론할 의사가 없었던 것”이라면서 “윤 후보는 아직도 토론이 두렵나. 갖은 꼼수로 회피하겠다는 꿈은 꾸지 말고 즉각 토론에 응하라”고 비판했다.
심 후보도 자신의 SNS를 통해 “윤 후보님, 뭐 그렇게 안 되는 게 많습니까. 어떤 토론이든 자신 있다고 하셨는데, 국민의힘 실무협상은 첩첩산중”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매번 조건 가지고 밖에서 힘 겨루지 말고 당당하게 모두 백지 위임하고, 링 위에서 겨루자”면서 “결국 국민이 심판이다. 누구에게 유리한 조건이 있었는지, 또 불리했는지 여부도 국민들께서 현명하게 판단하실 거다. 국민을 믿고 당당하게 토론장에 나와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