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지자 위로에 “기 안 죽는다…이 정도 잔파도쯤”

입력 2022-02-05 20:2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부산 해운대 이벤트광장에서 거리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부산 지지자들의 위로에 “기 안 죽는다”며 오히려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최근 부인 김혜경씨의 ‘사적 심부름 논란’과 ‘30%대 박스권 지지율’을 돌파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 후보는 부산 해운대 이벤트광장에서 거리연설 도중 ‘기죽지 마세요’라는 지지자들의 말에 “기 안 죽는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이어 “정치적 아웃사이더라 적자, 서자는커녕 얼자의 삶을 살면서도 포기 않고 여기까지 왔는데 제가 왜 기죽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금도 온갖 공격이 난무하지만 저는 쏟아지는 포탄을 제 성취의 토대로 삼아온 사람”이라며 “위기 속에는 기회가 들어있다”고 소리쳤다.

이어 “지금의 잔파도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지금껏 더 험한 파도를 이겨왔고 더 큰 강을 건넜고 더 큰 산을 넘었는데 이 정도 산을 못 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고선 “‘위기 극복의 총사령관’과 함께 더 유능한 민주 정부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외쳤다.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연호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부산 해운대 이벤트광장에서 거리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운대 연설은 45분간 격정적인 어조로 이뤄졌다.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사드 추가배치’ 발언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사드를 추가 배치한다고 ‘멸콩’ 어쩌고 하면서 비난하는 바람에 중국에 투자한 국내 기업들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데 대체 무슨 짓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북한이 뭐 하려고 쓸데없이 고고도로 포물선으로 쏘겠느냐”며 “그리고 사드를 수도권에 배치한다고 해도 어디에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지지자들은 윤 후보의 자택인 ‘아크로비스타’와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대표로 있는 ‘코바나콘텐츠’를 외쳤다. 이 후보는 농담조로 “그럼 거기 이웃들은 무슨 죄냐”고 받아쳤다.

그러고선 “안보를 정략에 이용하는 구태정치를 끝내 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또 민주당에 대해선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하지 않고 주어진 권한과 예산을 오로지 국민과 국가 발전에만 사용하는 선량한 정치집단”이라며 치켜세웠다.

이어 “민주당이 기회가 넘치고 성장하는 나라를 만들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후보는 ‘정치 개혁’을 강조하며 선거 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정치 세력 교체가 아닌 정치 자체를 교체해야 한다. 정치 제도와 선거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당 독재 체제를 우리가 극복해야 한다”며 “소수 정당도 자신의 정치적 의지를 국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부산=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