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32.1%는 ‘TV토론 결과를 보고 지지하는 후보를 바꿀 의향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6일 조사됐다.
반면, 응답자의 64.8%는 TV토론의 결과와 상관없이 ‘지지 후보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초박빙 대혼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TV토론 결과가 이번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 떠올랐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과거 대선에서는 D-30일 정도에 당선이 유력한 후보가 나타났는데, 지금처럼 1강이 없는 상태에서 2~3%포인트 차로 승부가 결정될 것을 고려하면 TV토론의 영향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지난 3~4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번 여론조사는 국민일보가 설 연휴 직후의 민심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했다.
또 이재명·윤석열·안철수·심상정 후보가 4자 첫 TV토론을 지난 3일 벌인 직후 그 의견이 반영된 첫 여론조사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 TV토론을 통해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20~30대에서 높게 나타났다.
20대 응답자의 53.8%, 30대의 55.0%가 각각 후보를 교체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반면 40대 이상 응답자의 70.7%는 TV토론과 상관없이 지지 후보를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2030세대 청년층이 특정한 이데올로기나 진영에 구속되지 않고 실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 MZ세대가 중요한 이유”라며 “TV토론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SNS상에서 벌어지는 담론의 전개 양상이 이번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후보와 윤 후보 지지층에선 TV토론으로 지지 후보를 바꾸지 않겠다는 응답 비율이 확연히 높았다.
이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응답자 중에는 72.6%가, 윤 후보 지지자 중 83.1%는 각각 TV토론 결과에 상관없이 지금 지지하는 후보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는 “TV토론을 통해서는 기존 지지층의 강화 효과가 새로운 지지층을 끌어들이는 동원 효과보다 더 크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를 지지한 응답자 중에는 유동층 비율이 절반을 넘었다.
안 후보 지지자 중 54.7%, 심 후보 지지자 중 57.5%는 각각 TV토론을 보고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
최 교수는 “그만큼 두 후보에 대한 지지는 결집력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