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밟히고 한겨울 찬물에 처박혀” 아기 백구의 ‘깜짝’ 근황

입력 2022-02-05 17:57
주인 할머니가 영하권 날씨에 백구를 찬물에 씻기고 목줄을 잡아들어 올린 모습. 제보자 인스타그램 캡처

주인 할머니에게 얼굴을 짓밟히는 등 상습 학대를 당하다 구조된 새끼 백구가 노르웨이로 입양가게 됐다는 반가운 근황을 전했다.

지난 4일 동물권단체 ‘케어’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할머니에게 잔인하게 짓밟혔던 백구 ‘빛나’가 노르웨이로 입양 준비 중”이라고 소식을 전했다.

케어 측은 “짓밟히고 찬물에 처박히며 매일 맞기를 반복했던 빛나는 구조된 후 병원에서 잘 지내고 있다”며 “얌전히 구충제도 먹고 접종도 받고 이제는 입양을 가야하기에 건강관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빛나는 국내에서 입양 신청이 없었다. 빛나가 입양이 안 되면 마당 한 켠을 내어 보호해주겠다는 감사한 제안이 몇몇 있었지만, 집 안에서 가족처럼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해 집 안에서 살 수 있는 유일한 입양 신청자인 노르웨이 가정으로 입양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노르웨이인인 아빠는 한국 진도견을 이미 입양해 잘 기르고 있고, 한국인 엄마와 두 딸은 빛나의 입양을 학수고대하며 입양 신청을 해왔다”며 “빛나의 빛나는 삶을 위해 입양갈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빛나의 입양을 신청한 노르웨이 가족이 인스타그램 댓글에 등장해 직접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가족 측은 “축하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빛나를 예쁘게 잘 키우는 것으로 보답하겠다”며 “빛나가 오면 빛나 계정을 만들어 일상도 올리겠다”고 알렸다.

구조 후 사람에게 애교를 부리는 백구. '케어' 인스타그램 캡처

앞서 케어는 지난달 28일 대전 중구의 한 주택에서 학대당하던 빛나를 구조했다. 태어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던 빛나는 주인 할머니에게 얼굴을 마구 짓밟히는 등의 학대를 당해왔다.

이를 본 동네 주민들이 할머니를 말렸음에도 할머니는 계속 욕설을 내뱉으며 학대를 멈추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온라인상에 이를 제보한 주민 덕에 소식을 접한 케어 측은 구조팀을 대전으로 보내 빛나를 성공적으로 구조했다.

당시 해당 사실을 SNS에 알린 주민은 “강아지가 울부짖는 소리가 매일 들려서 옥상에서 들여다봤는데 폐지 줍는 할머니가 본인 집 마당에 아기 백구를 묶어 놓고 발로 차고 던지는 등 학대를 일삼았다”고 전했다. 그가 함께 올린 제보 영상에는 주인 할머니가 빛나의 얼굴을 발로 짓밟고 차거나, 빗자루로 몸을 때리는 모습 등이 담겨있어 충격을 안겼다.

주인 할머니는 “(빛나를) 때리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다 결국 학대 사실을 인정하고 소유권을 포기했다. 또 동물 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발된 상태다.

이주연 인턴기자